사회 전국

"부산 북항 복합환승센터 사태 악화 막아라"

변옥환 기자, 백창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공공기관·시공사 소모적 갈등에 하청업체 생존권 위협
부산시·해양수산부·부산상공회의소 조정 능력 시험대

지난 2022년 9월 착공돼 하부공사가 상당부분 진행된 가운데 부산항만공사와 시공사 피큐건설이 갈등을 빚고 있는 부산 북항 복합환승센터 공사 현장. 사진=변옥환 기자
지난 2022년 9월 착공돼 하부공사가 상당부분 진행된 가운데 부산항만공사와 시공사 피큐건설이 갈등을 빚고 있는 부산 북항 복합환승센터 공사 현장. 사진=변옥환 기자

[파이낸셜뉴스] 부산항 북항복합환승센터 공사 과정에서 발생한 부산항만공사(BPA)와 사업자 피큐건설 간의 갈등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부산시와 해양수산부, 부산상공회의소 등 관계기관이 적극적으로 중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환승센터 현장근로자와 협력업체는 "BPA의 일방적인 공사중지 가처분 신청으로 하루 아침에 생존권 위협을 받는 절박한 위기에 처해 있다"며 부산상공회의소가 지역 중소기업과 근로자의 고통을 외면하지 말고 이번 사태 해결을 위해 적극 앞장설 것을 호소한다.

20일 파이낸셜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KTX부산역과 북항재개발지구를 연결하는 관문 역할을 할 북항 복합환승센터 건립 공사는 2022년 9월 착공됐다. 현재 하부공사가 상당 부분 진행됐지만, 공중보행로 높이가 부산역 연결통로보다 약 3.3m 높게 설계된 단차가 뒤늦게 발견, BPA와 사업자 피큐건설 간 체결한 토지매매 계약해제 사태 등으로 비화됐다.

현재 양측 모두 문제가 되는 단차를 맞춘다는 것게 의견이 일치하지만, 설계변경 등의 시한과 절차 부분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는 형국이다.

BPA가 '공공성을 훼손한 중대한 위반'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피큐건설 측은 '문제를 해결하려 했지만 공공기관이 오히려 발목을 잡아 이런 사태로 비화됐다'고 맞서고 있다.

피큐건설은 요구대로 설계변경을 통해 단차를 맞추기로 했는데, 이에 필요한 각종 행정 절차 과정에서 부산항만공사가 필요한 의견 제출과 협의를 늦춰와 이 지경에 이르게 됐다고 강조한다. 사업자가 변경 절차를 진행하려고 해도 공공기관이 협조하지 않아 일정이 지연됐다는 것이다.

전문가와 부산시민단체는 사업 초기단계에서 발견될 수 있었던 문제가 공사 진행 이후에야 본격적으로 불거졌다는 점에서 공공기관 또한 관리감독 체계에 비판이 제기될 가능성도 있는 등 양측 모두 책임을 벗어날 수 없는 만큼 전향적인 자세로 한발씩 물러나 조속히 해결점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지난해 부산으로 이전한 해양수산부와 이번 새로 출범한 민선 9기 부산시 역시 북항재개발 촉진과 지역 경제 활성화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이번 사태 장기화를 막기 위한 조정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부산상공회의소도 근로자와 하청업체의 호소에 따라 시기를 놓치지 말고 적극적인 중재 역할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토지 매매 계약 해제는 단순한 경고 수준이 아니라 사업 시행권 자체를 박탈할 수 있는 강력한 조치로 실제로 계약이 최종 해제되면 이미 진행된 공사와 투자금, 금융조달 문제, 손해배상 책임 등을 둘러싼 대규모 법적 분쟁으로 비화될 수 밖에 없다.

계약해제의 부당성을 주장해 행정소송과 민사소송까지 동시에 진행될 경우 사업 지연에 따른 금융비용과 공사비 증가, 예상 수익 손실 등이 쟁점이 돼 분쟁 규모는 수천억원대로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BPA의 일방적인 공사중지 가처분 신청에 따라 실제로 현장이 올스톱될 경우 당장 협력업체 20곳, 직원 300여명의 일감이 끊겨 피해 금액만 5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우려된다.

문제의 북항 복합환승센터는 북항 재개발지구 C-1블록(2만5714.5㎡) 부지에 들어선다. 해당 부지는 부산역에서 부산항 국제여객터미널로 이어지는 공공보행 동선의 핵심 부지에 해당한다. 피큐건설은 지상 24층 건물 2개 동과 함께 부산역과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을 잇는 공중보행로를 4000억원을 투입, 2029년 완공할 계획이다.

BPA는 북항재개발 지구단위계획에 따라 공공보행로를 부산역과 연결된 보행시설과 동일한 높이로 조성해야 하는데, 피큐건설이 기존 연결 통로보다 3.3m 높게 설계한 시공에 따라 공공보행 기능을 훼손하고 북항의 개방적인 경관을 가리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지적이다.

BPA는 이미 1년 6개월 전에 이같은 문제를 발견, 이후 지속적으로 설계 변경을 요구해 왔지만 사업자가 실질적인 시정 조치를 하지 않은 채 공사를 계속 진행, 시간이 지날수록 원상 복구가 어려워지는 만큼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어 부득이 공사중지가처분 신청을 하게 됐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피큐건설 측은 회사가 단차 문제를 인지한 직후 수백억원 규모의 예상 수익을 포기하면서까지 설계 변경 절차를 시작했다고 반박하며, 그동안 문제를 인정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해결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왔다는 입장이다.

BPA가 요구한 확약서에는 올해 말까지 설계변경을 완료하지 못하면 계약을 해제한다는 조항이 포함됐다. 이는 사업자가 통제할 수 없는 행정절차까지 책임지라는 불공정한 조건이라는 게 피큐건설 측의 주장이다.

[email protected] 변옥환 백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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