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쿠팡물류센터 불길 사흘째…붕괴 위험에 대피령
발생 47시간 넘도록 초진 지연…가연성 물질·복잡한 내부에 진화 난항
국가소방동원령 유지 812명 투입, 램프구역 반경 116m 상가·공장 대피
【파이낸셜뉴스 인천=한갑수 기자】 인천 쿠팡물류센터 화재가 사흘째로 접어들면서 건물 붕괴 위험까지 나오고 있다. 소방 당국은 건물이 무너질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램프구역 반경 116m의 상가·공장에 대피령을 내린 채 진화선을 유지하고 있다. 국가소방동원령이 계속 발령된 가운데 소방 인력 812명과 장비 231대가 현장에 투입됐다.
20일 인천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18일 오전 6시 54분께 서해구 석남동 쿠팡32물류센터 6층에서 시작된 불은 이날 오전 6시까지 47시간 넘게 잡히지 않고 있다.
당국은 화재 이틀째인 19일 오전만 해도 초진 시점을 '19일 오후 11시께'로 내다봤다. 그러나 센터 안에 쌓인 가연성 물질이 많은 데다 내부 구조가 복잡해 예상 시점을 넘기고도 불길을 제압하지 못했다.
진화팀은 전날 물류센터 안에 찬 연기를 빼내는 한편 소화용수를 뿌릴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램프구역과 6층 건물이 맞닿는 지점을 허무는 '파괴 작업'을 벌였다. 화재 현장과 가까운 SK인천석유화학으로 옮겨붙는 상황을 막고자 고가·굴절 사다리차도 전진 배치했다.
주민 대피는 선제적으로 이뤄졌다. 서구는 상황판단회의를 거쳐 19일 오후 11시를 기해 램프구역 반경 116m 안 상가·공장에 대피령을 발령했다. 남측 상가·공장만 대상이며 주거지역과 현장에서 활동 중인 경찰·소방 인력은 대피 대상에서 뺐다.
임시 대피소인 신현초와 신현북초에는 각각 46세대(75명)와 43세대(93명), 모두 89세대(168명)가 몸을 피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은 대피령 대상은 아니지만 연기와 분진 피해를 걱정해 스스로 대피소를 찾았다. 서구는 현장 주변 어린이집 31곳과 인근 초등학교에 20일 하루 휴원·휴교를 권고했다.
물류센터 화재가 며칠씩 이어지는 일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1년 6월 경기 이천 쿠팡 덕평물류센터에서 난 불은 완전 진화까지 엿새가 걸렸고, 진화 과정에서 소방 구조대장이 순직했다. 당시에도 넓은 면적과 대량의 가연성 물품, 복잡한 적재 구조가 진화를 더디게 한 요인으로 꼽혔다. 소방 당국이 이번에 건물 파괴와 대피령이라는 강수를 병행하는 것도 이런 대형 물류창고 화재의 특성과 붕괴 위험을 함께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소방 당국 관계자는 "현장에 비가 내리고 있지만 물류센터 내부까지는 빗물이 닿기 어려워 진화에 큰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며 "현장 안전을 다각적으로 검토하며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한갑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