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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땅속에 산방산급 화산체… 더데오름 아래 최소 360m 용암돔 흔적

정용복 기자
파이낸셜뉴스

세계유산본부, 지하 109~330m 조면암 연속 확인
지표 높이 48m 오름 아래 거대 화산체 가능성
현재 시추 최하부에서도 암체 경계 확인 안 돼
산방산과 비슷하거나 더 이른 시기 형성 가능성
연말까지 암석 연대측정·정밀 분석 추진
시추코어 체계적 확보·공유로 화산사 규명

서귀포시 상예동 더데오름 일대 전경. 지표에 드러난 더데오름의 비고는 48m에 불과하지만, 인근 고심도 시추공에서는 지하 109~330m 구간에 조면암이 연속적으로 분포해 산방산에 버금가는 규모의 고기 용암돔이 묻혀 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세계유산본부 제공
서귀포시 상예동 더데오름 일대 전경. 지표에 드러난 더데오름의 비고는 48m에 불과하지만, 인근 고심도 시추공에서는 지하 109~330m 구간에 조면암이 연속적으로 분포해 산방산에 버금가는 규모의 고기 용암돔이 묻혀 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세계유산본부 제공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제주 서귀포시의 낮은 오름 아래 산방산에 버금가는 거대 화산체가 묻혀 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지표에서는 높이 48m에 불과한 더데오름이지만 지하 시추 결과 최소 360m 규모의 조면암질 용암돔 흔적이 확인되면서 제주 화산활동사가 현재 지형보다 훨씬 복잡하게 전개됐을 가능성이 커졌다.

20일 제주특별자치도 세계유산본부에 따르면 한라산연구부는 서귀포시 상예동 더데오름에서 북동쪽으로 약 200m 떨어진 고심도 시추공에서 대규모 조면암체를 확인했다.

시추는 해발 약 198m 지점에서 시작해 지표 아래 330m까지 진행됐다. 지하 약 109m까지는 여러 용암층과 퇴적층이 교차했지만 109m부터 시추 최하부인 330m까지 221m 구간에서는 더데오름을 이루는 암석과 같은 조면암이 연속적으로 나타났다.

시추자료와 지표 지형을 종합하면 더데오름 용암돔은 최소 해발 -132m 지점부터 정상부인 해발 228.4m까지 이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전체 규모는 최소 360m 이상이다.

서귀포시 상예동 더데오름 일대의 지하 화산체 구조를 나타낸 모식도. 해발 약 198m 지점에서 시작한 시추 결과 지하 109m부터 330m까지 조면암체가 이어져, 더데오름 정상부까지 최소 360m 규모의 용암돔이 형성됐을 것으로 추정됐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세계유산본부 제공
서귀포시 상예동 더데오름 일대의 지하 화산체 구조를 나타낸 모식도. 해발 약 198m 지점에서 시작한 시추 결과 지하 109m부터 330m까지 조면암체가 이어져, 더데오름 정상부까지 최소 360m 규모의 용암돔이 형성됐을 것으로 추정됐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세계유산본부 제공

산방산은 고도 395m, 비고 345m의 대표적인 조면암질 용암돔이다. 현재 확인된 더데오름 지하 암체도 산방산과 견줄 만한 규모로 추정된다.

지표에 드러난 더데오름의 비고는 48m에 그친다. 과거에는 거대한 용암돔을 이뤘지만 이후 주변에서 분출한 용암류와 퇴적물이 오랜 기간 쌓이면서 대부분이 지하에 묻혔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실제 화산체 규모는 현재 추정치보다 더 클 수 있다. 지하 330m까지 시추했지만 조면암체의 하부 경계가 아직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암체가 더 깊은 곳까지 이어지면 전체 높이와 부피도 커질 수 있다.

형성 시기도 주요 연구 대상이다. 더데오름 조면암체는 산방산의 현재 기저 고도인 해발 50m보다 182m 이상 낮은 해발 -132m 이하에서 시작된 것으로 나타났다. 산방산과 비슷한 시기 또는 더 앞선 시기에 형성됐을 가능성이 검토되고 있다.

세계유산본부는 시추코어에서 채취한 암석을 대상으로 정밀 성분 분석과 연대측정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말까지 구체적인 형성 연대를 확보한 뒤 산방산을 비롯한 제주 남서부 조면암질 화산체와의 형성 관계를 분석할 계획이다.

서귀포시 상예동 더데오름 인근 고심도 시추공에서 확보한 시추코어. 제주특별자치도 세계유산본부는 암석 성분 분석과 연대측정을 통해 더데오름 지하 화산체의 형성 시기와 산방산을 비롯한 제주 남서부 조면암질 화산체와의 연관성을 규명할 계획이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세계유산본부 제공
서귀포시 상예동 더데오름 인근 고심도 시추공에서 확보한 시추코어. 제주특별자치도 세계유산본부는 암석 성분 분석과 연대측정을 통해 더데오름 지하 화산체의 형성 시기와 산방산을 비롯한 제주 남서부 조면암질 화산체와의 연관성을 규명할 계획이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세계유산본부 제공

이번 조사는 2025~2028년 추진하는 '제주 전역 지질도 구축' 연구의 하나다. 한라산연구부는 지표에 드러난 지질만으로 제주 화산활동사를 규명하기 어렵다고 보고 지하수 개발과 관측 과정에서 확보된 고심도 시추자료를 함께 분석하고 있다.

올해는 도내 고심도 시추공 13곳에서 나온 시추코어를 대상으로 정사영상 구축과 층별 기록화, 암석 시료 채취·분석을 진행 중이다. 시추코어는 지하에 쌓인 용암과 퇴적층의 순서, 암석 종류, 분출 시기를 직접 보여주는 자료다.

연구진은 "지표에서는 작은 오름으로 보이는 더데오름 아래 거대한 조면암질 화산체가 숨겨져 있다는 사실을 처음 확인했다"며 "제주 화산활동의 역사가 지표에 드러난 모습보다 훨씬 복잡하고 입체적이라는 점을 보여주는 성과"라고 설명했다.

김형은 제주특별자치도 세계유산본부장은 "지표 암석과 지하 시추자료를 지속적으로 확보하고 기록하겠다"며 "분석한 실물 시료를 관련 연구자와 기관에 공유해 제주 화산활동사를 입체적으로 규명하겠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정용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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