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무너뜨리던 30대 女 '월가 암살자'...한국 중소기업 '지분 싹쓸이' 예고
[파이낸셜뉴스] 월스트리트에서 기업의 약점을 파헤쳐 폭락을 이끌어내며 '암살자'라는 별명을 얻은 유명 공매도 투자자 파미 콰디르(35)가 한국 증시에 뛰어든다. 이번에는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전략이 아닌, 지배구조 개선을 통해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행동주의 투자자'로서의 변신이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콰디르는 자신이 운영하던 공매도 전문 헤지펀드 '사프켓캐피털'을 청산하고 새 투자회사 '사프켓센티넬'을 통해 한국 시장 진출을 공식화했다.
콰디르는 과거 미국 제약사 밸리언트의 약값 폭리, 독일 핀테크 와이어카드의 회계 사기 등을 끈질기게 추적·공매도해 막대한 수익을 거둔 인물이다.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검은 돈(Dirty Money)'과 HBO 드라마 '인더스트리' 속 인물의 실제 모델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글로벌 증시의 장기 상승세로 공매도 수익성이 악화하고 규제당국의 압박이 거세지자, 그는 기존 공매도에 쓰던 기업 분석 능력을 '지배구조 개선(Long)' 전략으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콰디르가 새로운 투자 무대로 한국을 지목한 핵심 배경은 '코리아 디스카운트'와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다.
그는 WSJ와의 인터뷰에서 "그간 잘못된 거버넌스로 실패하는 기업을 찾는 데 집중해왔지만, 이를 직접 개선할 수 있는 기업이라면 어떨까 생각했다"며 "한국은 반도체 등 핵심 기술력에도 불구하고 코스피 상장사의 3분의 2 이상이 장부가치 이하(PBR 1배 미만)로 거래될 정도로 저평가되어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이재명 정부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추진하는 밸류업 정책과 맞물려 지금이 진출의 최적기"라고 덧붙였다.
콰디르는 올여름 본격적인 투자를 시작으로 서울 사무소를 설립하고 현지 인력을 채용할 계획이다. 분석을 위해 매일 새벽 2시에 일어날 정도로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초기 타깃은 콰디르의 지배구조 분석 전문성을 적극 활용할 수 있는 국내 중소·중견기업이 될 전망이다. 지분을 확보한 뒤 이사회 및 감사의 독립성 강화, 자사주 매입 및 소각 촉진 등을 적극 요구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적대적 행동주의에 대한 경계감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콰디르는 "미리 정해진 요구사항을 강요하지 않을 것"이라며 "단순히 기업을 무너뜨리는 '암살자' 이미지에만 갇히고 싶지 않다"고 강조했다.
최근 '돈나무 언니' 캐시 우드 아크인베스트먼트 CEO의 한국 방문에 이어 월가의 대형 공매도 전설까지 한국 시장에 등판하면서, 한국 증시를 바라보는 글로벌 '큰손'들의 시각이 단순 제조업 시장에서 AI 인프라 및 지배구조 개선 기대 시장으로 재평가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mail protected] 문영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