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검찰·법원

변시 중 휴대폰 들키자 "영장 가져와" 버틴 로스쿨생, 변호사 길 막혔다

뉴스1
서울행정법원·서울가정법원 전경. ⓒ 뉴스1
서울행정법원·서울가정법원 전경. ⓒ 뉴스1

(서울=뉴스1) 한수현 기자 = 변호사시험 중 휴대전화를 사용하다 제출하라는 감독관에게 "영장을 가져오라"며 반발한 응시자에 대해 5년 동안 응시 자격을 제한한 법무부의 처분은 적법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부장판사 강재원)는 지난 16일 A 씨가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제기한 변호사시험 응시 자격 정지 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

A 씨는 변호사시험에 응시하면서 휴대전화를 소지·이용하고 그 밖의 부정한 수단으로 시험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했다는 이유로 변호사법에 따라 5년간 응시 자격 정지 처분을 받았다.

A 씨는 "시험 중 휴대폰을 소지하고 있었을 뿐, 사용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처분을 취소해 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또한 처분 사유가 인정되더라도 5년의 응시 자격 제한 처분은 법무부가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행법상 법학전문대학원 석사학위를 취득한 때로부터 5년 이내에 변호사시험을 5회만 응시할 수 있도록 하는데, 이미 3회의 변호사시험을 응시한 A 씨는 이 처분으로 인해 더 이상 변호사시험을 응시할 수 없게 됐다.

그러나 재판부는 A 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법무부의 처분이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당시 감독관과 감독 보좌관 등의 진술을 들어 A 씨의 처분 사유가 인정된다고 봤다.

감독관 B 씨는 A 씨가 담요 밑에서 휴대폰으로 의심되는 무언가를 꺼내 시험지 밑에 넣는 것을 목격했고, 답안 작성 시 시험지 사이에 팔을 넣고 힐끔거리는 행동이 지속됐다고 증언했다.

이에 보좌관과 함께 A 씨에게 시험지 앞면을 보여달라고 하자 보여주지 않았고, 강제로 시험지 쪽을 펼치자 휴대전화가 발견됐다.

그런데 A 씨는 휴대전화 확인 및 제출을 요청하는 B 씨에게 "영장을 가져오라"며 3~4분간 불응했다.

재판부는 "감독관 B 씨 등 각 진술은 A 씨의 휴대전화를 발견해 제출을 요구한 상황에 관해 구체적이고 일관된다"며 "이들이 당시 정황 및 휴대전화를 압수한 경위를 거짓 진술할 유인도 없으므로 그 신빙성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또한 재판부는 당시 A 씨가 휴대전화를 흰색 종이로 감싸고, 화면에 어떠한 아이콘 없이 흰색으로만 설정한 것에 대해 '사주를 본 결과 흰색이 좋다고 해서 흰색 종이를 붙였다'는 취지로 설명한 것에 대해서는 "매우 이례적인 사정인데, 이에 관해서도 합리적이라고 보기 어려운 설명을 하고 있을 뿐"이라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A 씨가 실수 또는 단순 소지만 하려는 의도로 휴대전화를 가지고 있었다면 제한된 시간 내 답안을 작성해야 하는 시험의 특성을 고려할 때 휴대전화를 확인하려는 감독관 등에게 즉시 보여주면서 부정행위에 사용하지 않았다는 사정을 강하게 주장하는 것이 상식 및 경험칙에 부합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럼에도 A 씨는 제출을 거절하고 '영장을 가져오라'며 일반적으로 시험 감독관 등에게 할 것이라 예상되지 않는 반응을 보였다"며 "휴대전화를 물리적으로 부정한 자료로 사용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소지한 것 그 자체로 변호사시험법 시행령상 부정행위라고 인정함이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법무부가 처분의 재량권을 일탈·남용했다는 A 씨의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변호사시험법상 제재 기준은 변호사시험의 공정성 확보라는 중대한 목적을 추구함과 동시에 변호사시험에서 당연히 하지 않아야 할 부정행위를 한 자에 대해선 엄중하게 제재해 변호사 자격을 취득하기 위한 시험 단계에서부터 높은 윤리성을 갖추도록 고려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A 씨는 적발 당시부터 현재까지 합리적이라고 볼 수 없는 변명을 계속하고 있을 뿐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고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며 "A 씨의 비위행위에 비해 처분이 지나치게 과도하다고 인정하기도 어렵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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