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단피 추출물, 대장염 동물모델서 전신 염증 반응 완화
[파이낸셜뉴스] 모란의 뿌리껍질인 목단피 추출물이 대장염 동물모델에서 장 염증과 조직 손상을 줄이고, 이에 동반된 뇌 염증과 불안·우울 유사 행동도 함께 완화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21일 한국한의학연구원에 따르면 한의학연구원 박기선 박사 연구팀은 이 같은 연구성과를 염증 및 약리학 분야 국제 학술지 인플라모 파마콜로지(Inflammopharmacology, IF 6.3)에 2026년 6월 17일 온라인 게재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장과 뇌는 면역·신경·호르몬 신호를 주고받는데, 장에 염증이 지속되면 전신 염증 반응을 거쳐 뇌 기능과 정서 변화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실제 염증성 장질환 환자에게서 불안과 우울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최근에는 장과 뇌의 상호작용을 뜻하는 '장-뇌축'을 함께 조절하는 치료 전략이 주목받고 있다.
연구팀은 대장염을 유도한 생쥐와 사람 유래 장 상피세포주를 이용해 목단피 추출물이 장 염증과 뇌 반응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그 결과, 목단피 추출물을 투여한 생쥐에서는 대장염으로 인한 체중 감소와 대장 길이 단축이 완화됐다. 혈액 속 염증물질인 TNF-α와 IL-6가 감소하고, 장 조직의 세포사멸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장 염증에 동반된 뇌와 행동의 변화도 함께 개선됐다. 목단피 추출물 투여군은 대장염 동물모델에서 나타난 불안·우울 유사 행동이 감소했으며, 고용량 투여군에서는 해마와 전전두엽에서 낮아졌던 세로토닌 수치가 회복됐다. 또 뇌 염증에 관여하는 미세아교세포와 성상교세포의 과도한 활성이 줄고, 해마와 전전두엽의 염증성 단백질 발현도 감소했다.
연구팀은 이 같은 효과의 핵심 기전으로 장 상피세포의 '네크롭토시스' 억제를 확인했다. 네크롭토시스(necroptosis)는 세포막이 파열되면서 세포 내부의 염증 유발 물질이 외부로 방출되는 조절성 세포사멸 과정으로, 주변 조직의 염증 반응을 증폭시킬 수 있다. 세포실험 결과, 목단피 추출물은 활성산소 생성을 줄이고 RIP1-RIP3-MLKL로 이어지는 신호를 억제해 장 상피세포의 네크롭토시스를 감소시켰다.
성분 분석에서는 패오니플로린과 패오놀 등 목단피의 주요 성분 5종이 확인됐다. 이들 성분은 각각 활성산소 생성과 네크롭토시스 관련 신호를 억제해, 목단피의 효과가 여러 성분의 복합적인 작용에서 비롯될 가능성을 보여줬다.
다만 이번 연구는 동물과 세포를 대상으로 한 연구로, 목단피의 사람 대상 치료 효과를 확인한 것은 아니다. 장 보호 효과가 어떤 경로를 통해 뇌 염증과 행동 변화 완화로 이어지는지도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박기선 박사는 "이번 연구는 목단피 추출물이 장의 염증성 세포사멸을 억제하고, 대장염에 동반된 뇌 염증과 행동 변화도 함께 완화할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향후 장 투과성과 혈액뇌장벽, 장내미생물과 대사체 등을 추가로 분석해 장에서 뇌로 이어지는 작용경로를 구체적으로 규명하겠다"고 밝혔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