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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간다던 스페이스X, 1500조원 증발..."머스크 믿은 개미들 어쩌나"

한영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창업자. 뉴시스 제공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창업자. 뉴시스 제공

[파이낸셜뉴스] 인류 역사상 최대 규모 기업공개(IPO)로 뉴욕 증시에 데뷔했던 스페이스X가 추락세를 보인다. 상장 한 달여 만에 공모가 아래로 떨어진 것이다. 시가총액은 최고점 대비 1500조원 넘게 증발했고, 스페이스X 하나만 믿고 뛰어들었던 국내 '우주 개미'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공모가 붕괴…시총 1500조원 증발

뉴욕 증시에서 20일(현지시간) 스페이스X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3.34% 내린 119.8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10거래일 연속 하락으로, 지난주 상장 이후 처음으로 공모가(135달러)를 밑돈 데 이어 낙폭을 더 키웠다. 지난 달 상장 직후 장중 225달러까지 치솟은 바 있다.

시가총액도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현재 스페이스X의 시총은 약 1조5771억달러(약 2331조원)로, 지난 달 16일 기록한 고점(2조6400억달러) 대비 1조629억달러(약 1571조원)가 증발했다. 지난 달 아마존을 제치고 미국 상장기업 시총 5위까지 올라섰던 스페이스X는 브로드컴에 이어 이날 메타플랫폼스에도 자리를 내주며 한 달여 만에 8위로 밀려났다.

우주 ETF 직격탄…개미도 '탈출 행렬'

스페이스X의 추락은 이 종목을 편입한 국내 우주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에 그대로 옮겨 붙었다. 스페이스X를 25.16% 비중으로 담은 'TIGER 미국우주테크'는 이달 31.84% 하락하며 가장 큰 손실을 보였다. 'KODEX 미국우주항공'(-31.28%), 'SOL 미국우주항공TOP10'(-27.77%) 등도 30% 가까운 손실을 기록했다. 상장 초기 급등 수혜를 누리지 못한 상황에서 펀드에 함께 담긴 레드와이어 등 기존 우주 기업들의 주가까지 동반 조정을 받은 영향이다.

수익률이 곤두박질치자 개인투자자들의 이탈도 가속화되고 있다. 이달 들어 스페이스X를 편입한 국내 우주 ETF에서 개인은 500억원 규모를 순매도했다. 특히 'TIGER 미국우주테크'에서만 320억원가량이 빠져나가며 매도세가 집중됐다. 당초 국내에 공모주가 배정되지 않아 저렴한 공모가에 스페이스X를 담지 못한 데다 손실까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실망 매물이 쏟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고평가·실적 우려·보호예수까지 '삼중고'

주가 추락의 배경으로는 과도한 밸류에이션과 실적 우려가 우선 꼽힌다. 스페이스X의 주가매출비율(PSR)은 한때 100배에 육박했다. 연간 매출액보다 시가총액이 100배 이상 크다는 의미로, 그만큼 미래 성장에 대한 기대가 주가에 선반영돼 있었던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미래 성장동력인 차세대 발사체 '스타십'이 잇따라 발목을 잡았다. 지난 16일 예정됐던 13차 시험 발사는 일부 엔진 점화 실패로 연기됐고, 20일 오전 예정됐던 '팰컨9' 로켓 발사도 취소됐다. 여기에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520억달러 규모의 인공지능(AI) 서버 주문 보도를 "가짜 뉴스"라고 부인하면서 AI 인프라 투자 확대 기대까지 일부 후퇴했다.

다음 달 초로 예정된 보호예수 해제도 부담 요인이다. 2·4분기 실적 발표 직후부터 기관 보유 물량의 보호예수가 단계적으로 풀리기 시작해 연말까지 전체 주식의 상당 부분이 시장에 나올 수 있다. 물량 출회에 따른 추가 하락 우려가 큰 만큼, 투자심리가 쉽게 회복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단기 조정 vs 검증 국면"…엇갈리는 시선

향후 전망을 두고 증권가의 시각은 엇갈린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다음 달 실적 발표 후 유입될 물량에 대한 불안 속에 머스크가 인공지능(AI) 서버 주문 보도를 부인하면서 AI 인프라 투자 확대 기대가 일부 후퇴한 점이 부담으로 작용했다"라고 전했다.

정의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스페이스X 상장으로 기존 종목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으나, 우주산업 전반의 관심과 자금 유입을 늘리는 계기가 될 수 있어 중장기 관점의 접근이 필요하다"라고 진단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스타링크의 성장 모멘텀이 다음 분기 실적에서 재확인되면 우주 섹터 전반의 상승 탄력이 회복될 수 있다"라며 "오는 23일로 예정된 스타십 13차 시험 발사 재도전의 성패가 투자심리 회복의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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