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참상 세계에 알린 패트릭 쇼벨 전남광주통합특별시 1호 명예시민 된다
고립된 광주서 목숨 걸고 촬영한 사진 635점 5·18민주화운동기록관에 기증
【파이낸셜뉴스 광주=황태종 기자】지난 19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미국의 시사주간지 '뉴스위크(Newsweek)' 외신기자로 활동하며 광주의 참상을 세계에 알린 프랑스 출신 기자 패트릭 쇼벨(Patrick Chauvel)이 전남광주통합특별시 1호 명예시민이 된다.
21일 5·18민주화운동기록관에 따르면 5·18민주화운동 현장을 누비며 목숨을 걸고 촬영한 사진 635점을 기증한 패트릭 쇼벨에게 전남광주통합특별시 1호 명예시민증을 수여하기로 했다.
이는 광주의 진실을 국제사회에 알리고, 소중한 자료를 시민의 품으로 돌려준 그의 헌신을 기리기 위한 것으로, 김호균 5·18민주화운동기록관장은 "오월의 역사를 함께 증언해 온 국제적 연대와 양심에 보내는 깊은 존중이다"라고 강조했다.
패트릭 쇼벨은 1949년 프랑스 파리에서 태어났으며, 베트남전과 이라크전 등 전 세계 30개 이상의 분쟁 현장을 취재한 프리랜서 사진기자로 유명하다.
특히 1980년 5월 23일 '뉴스위크' 외신기자로 활동하며 고립된 광주에 잠입해 27일 새벽 전남도청 진압작전에 이르기까지 시민들의 항쟁과 계엄군의 무자비한 폭압을 카메라앵글에 담았으며, '뉴스위크' 등을 통해 당시 현장의 실상을 국제사회에 전했다.
최근에는 자신이 보관해온 사진 635점을 아무런 조건 없이 5·18민주화운동기록관에 기증했다. 그는 "돌이켜보면 5·18 광주는 제 인생에서 가장 역사적인 현장이었다"면서 "이 사진은 제 사진이 아니라 광주시민의 사진이다. 역사의 한 부분에 참여하고 기억을 지키는 길을 보여주는 이 자료를 공유할 수 있어 영광이다"라고 기증 소회를 밝혔었다.
패트릭 쇼벨이 기증한 자료는 국가폭력의 실체와 항쟁의 현장을 생생히 증언하는 역사적 사료이자 5·18 당시의 구체적 정황과 희생의 흔적을 되새기게 하는 소중한 자산으로서 높은 가치를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이 중에는 5월 27일 최후의 항전지였던 전남도청에서 끝까지 남아 싸우다 산화한 시민군 대변인 윤상원 열사의 마지막 장면이 담겨 있어 각별한 울림을 더한다. 당시 죽음을 무릅쓰고 도청을 지키고자 했던 이들의 결연한 의지와 숭고한 헌신을 또렷이 보여주며 민주주의를 향한 오월 정신의 무게를 깊이 느낄 수 있어서다.
또 27일 도청 진압작전 이후 계엄군에 의해 연행되는 시민들의 모습, 같은 날 아침 YMCA 건물 앞 도로에서 피를 흘린 채 쓰러져 "헬프 미"를 외치던 청년 고(故) 김종연의 모습도 포착돼 있다. 진압작전 이후에도 민간인을 향한 가혹행위와 강압적 통제, 현장의 긴박했던 상황을 보여준다.
5월 26일 도청 앞 운구행렬 곁에 서 있던 일곱 살 어린이와 다음 날인 27일 계엄군에 붙잡혀 끌려가던 아홉 살 어린이의 모습 등 5·18민주화운동 당시 행방불명된 어린이들의 흔적도 고스란히 담겨 있다. 특히 한 어린이는 계엄군을 피해 가까스로 서울행 버스에 올랐으나 이후 서울시립아동보호소로 보내졌고, 청소년기에는 부산의 보호시설에서 생활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누구의 보호도 받지 못한 채 '오월광주'에서 사라져 간 아이들의 행방을 추적할 수 있는 소중한 단서이기도 하다.
한편 5·18민주화운동기록관은 오는 23일 오후 2시 30분 기록관 7층 다목적강당에서 '세계에 알린 오월, 다시 광주로(Chauvel's Gwangju: From the World, Back to Gwangju)'를 주제로, 패트릭 쇼벨에 대한 명예시민증 수여식을 갖는다. 행사는 패트릭 쇼벨의 특별 강연 및 5·18유족과의 만남, 명예시민증 수여 순으로 진행된다.
패트릭 쇼벨은 특별 강연에서 1980년 5월 고립된 광주에 잠입해 취재하며 마주했던 시민들의 항쟁과 계엄군의 폭력, 국제사회에 이를 알려야 한다는 당시의 절박함을 생생히 들려주며 자신이 본 5·18의 참상과 역사적 함의를 시민들과 나눌 예정이다.
또 5·18기념재단과 5·18민주화운동기록관이 함께 마련한 '5·18유족과의 만남'에선 1980년 5월 촬영한 사진 속 인물의 유족들을 직접 만난다. 희생자와 행방불명자, 그 가족들의 존재를 다시 사회 앞에 환기하고, 오월의 진실을 공동체의 역사로 되새기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호균 5·18민주화운동기록관장은 "패트릭 쇼벨의 사진은 1980년 5월 광주의 참상과 민주주의의 현장을 세계에 알린 귀중한 역사자료로, 이번 기증은 오월의 기억을 시민의 품에 돌려준 뜻깊은 실천이다"면서 "기증받은 자료를 체계적으로 보존·활용해 5·18의 역사적 가치와 정신을 미래 세대에게 충실히 전하겠다"라고 말했다.
hwangtae@fnnews.com 황태종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