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청와대

李대통령 "호남 반도체·영업이익 배분, 노동쟁의 대상 아냐"

성석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협상 요구하는 삼전 노조에 일침
노동부에 명확한 기준 마련 지시
공직자 공익활동·기업 사회공헌
'제3자 뇌물죄' 정리 필요성 제기

이재명 대통령이 21일 3대 메가프로젝트로 추진되는 광주 군공항 부지 반도체 공장과 관련한 삼성전자 노조의 노사협상 요구에 제동을 걸었다. 이 대통령은 "경영권 행사까지 쟁의 대상 삼으면 끝이 없어지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영업이익 배분 문제에 대해서도 "쟁의 대상이 아닌 쪽이 더 높다고 생각한다"며 고용노동부에 명확한 기준 마련을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본관에서 주재한 제31회 국무회의에서 "광주 군공항에 반도체 공장을 만든다고 하니까 기존 노조에서 노사 협상을 해야 될 대상이고 노동쟁의 대상이 된다고 주장한다"며 "극단적으로는 동의 안 하면 가지 마라, 못 간다는 취지로 이해될 정도의 얘기가 나오고 있어 국민들이 깜짝 놀라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공장 신설과 이전 가능성만으로 쟁의 대상이 된다고 보면 경영권 전반이 노동쟁의에 휘말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광주에 공장을 지으면 혹시 전보될 수도 있으니까 노동쟁의 대상이라는 주장인 것 같은데, 그렇게 따지면 모든 회사의 경영권 행사가 관련 없는 게 있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상속 문제나 경영권 매각도 노동 조건을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하면 쟁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식으로 끝이 없어진다"고 했다.

영업이익 배분 문제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이 대통령은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배분하는 문제가 과연 쟁의 대상이냐"며 "저 같은 경우는 아닌 쪽이 더 높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영업이익 일부를 노동자에게 배분하는 방식이 최근 기업 초과이윤의 사회적 활용 논의와 맞물려 주목받고 있지만, 이를 노동쟁의 대상으로 볼 수 있는지는 별도의 기준 정립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앞서 삼성전자 초기업 노조는 앞서 3대 메가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광주 군공항 부지에 추진되는 반도체 공장 신설이 조합원 전보와 근무지 변경 등 노동조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노사협상 대상이라는 입장을 냈다. 특히 사측이 노조와 협의 없이 대규모 지방 투자와 생산거점 이전 가능성을 추진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로 문제를 제기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도 노조 주장에 대해 부정적인 판단을 내놨다. 김 장관은 "삼성전자가 광주에 대규모 반도체 공장을 짓기로 한 사업 경영상의 결정 자체를 쟁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노조법 개정 취지에 반한다고 보도자료도 낸 바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노동법상 쟁의 대상 범위에 대해 정부가 일정한 기준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경영인사권도 있고 근로 조건에 관계가 있는 경영상의 결정도 있을 수 있는데 한계가 모호하다"며 "시행령, 대통령령, 시행규칙, 노동부 지침 등으로 명확하게 미리 정해놓는 게 좋겠다"고 주문했다. 이어 "분쟁이 발생한 뒤 노동위원회가 판단하고 법원으로 가서 판단하기 전에 필요하면 대통령령이나 시행규칙, 지침, 고시 등으로 정리해 달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기업 사회공헌 활성화 논의 과정에서는 현행 제3자 뇌물죄 적용 기준도 손봐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현대차그룹의 탈북민 대안학교 지원 사례에 대해 소개하자 "현재 검찰의 제3자 뇌물 운영은 직무상 관련이 있으면 논의해서 기부를 제3자 공익기관에 해도 다 유죄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각 부처들이 자기 소관 사무와 조금이라도 관련 있는 업체들과 소통해 제3자 공익기관에 기부하게 하면 지금 현재 개념으로는 다 제3자 뇌물"이라며 "공직자들이 공익적 활동을 하는 것 자체가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언젠가는 가이드라인을 정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west@fnnews.com 성석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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