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곳에서 스마트폰 보다 눈 통증...실명 부르는 '급성폐쇄각녹내장'
한쪽 눈 통증·시야 흐림·무지개 잔상이 전조
'급성폐쇄각녹내장, 안압 수시간 만에 급상승
48~72시간 골든타임 놓치면 시신경 손상
[파이낸셜뉴스] 어두운 방에서 스마트폰을 보던 중 갑자기 눈이 터질 듯 아프고 심한 두통과 함께 메스꺼움, 구토가 나타난다면 단순 편두통이나 소화기 질환이 아닐 수 있다.
안압이 급격히 상승해 수시간 내 시신경을 손상시키는 안과 응급질환인 '급성폐쇄각녹내장'의 신호일 가능성이 있어 즉각적인 진료가 필요하다는 의료진의 경고가 나왔다.
22일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안과 김민진 교수는 급성폐쇄각녹내장이 방수(눈 속 액체)가 빠져나가는 통로인 전방각이 갑자기 막히면서 안압이 급격히 상승하는 질환으로, 치료가 늦어질 경우 실명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급성폐쇄각녹내장은 일반적인 개방각 녹내장과 달리 증상이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것이 특징이다. 안압은 수시간 내 40~60mmHg 이상으로 치솟을 수 있으며, 시신경이 빠르게 손상돼 영구적인 시력 저하를 초래할 수 있다.
국내 녹내장 환자 가운데 폐쇄각 녹내장이 차지하는 비율은 약 15~20%이며, 이 중 급성 발작 형태는 2~5% 미만으로 드물다. 하지만 동양인은 서양인보다 안구 구조가 작고 전방이 얕은 경우가 많아 발병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고, 고령화로 환자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의료진은 치료의 골든타임을 48~72시간으로 제시했다. 다만 고안압 상태가 수시간만 지속돼도 시신경이 회복 불가능한 손상을 입을 수 있어 가능한 한 빠른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치료가 지연되면 동공 근육 마비와 홍채 유착 등 영구적인 안구 구조 변형이 발생할 수 있으며, 만성 녹내장으로 진행돼 실명 위험도 높아질 수 있다.
급성폐쇄각녹내장은 나이가 들면서 수정체가 두꺼워지고 홍채가 앞으로 밀리면서 방수 배출 통로가 막혀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원시가 있거나 전방각이 좁은 사람에게 흔하며, 어두운 환경에서 동공이 커질 때 발작이 유발될 수 있다.
또 일부 감기약과 멀미약, 다이어트약 등이 수정체의 전방 이동을 유발할 수 있어 젊은 층도 안심할 수 없다.
고위험군은 60~70대 고령층과 여성, 원시 환자, 가족력이 있는 사람이다. 한쪽 눈에서 급성폐쇄각녹내장이 발생하면 반대쪽 눈도 구조적으로 유사한 경우가 많아 양안을 함께 검사받는 것이 권장된다.
대표적인 증상은 갑작스러운 극심한 안통과 시력 저하, 눈 충혈, 불빛 주변에 무지개가 번져 보이는 증상이다. 심한 두통과 메스꺼움, 구토가 함께 나타나 뇌졸중이나 편두통, 위장 질환으로 오인해 신경과나 내과를 먼저 찾는 사례도 적지 않다.
김민진 교수는 "극심한 두통과 함께 한쪽 눈이 심하게 아프거나 시야가 뿌옇게 흐려지고 충혈이 동반된다면 즉시 안과를 찾아야 한다"며 "피곤하거나 어두운 곳에서 눈이 침침하고 뻐근했다가 잠을 자고 나면 호전되는 증상이 반복된다면 간헐적 폐쇄각 발작일 수 있어 검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진단은 안압 측정과 세극등현미경 검사, 전방각경 검사, 전안부 안구광학단층촬영(OCT) 등을 통해 이뤄진다. 치료는 안약과 경구약, 고삼투압 주사 등을 이용해 안압을 신속히 낮춘 뒤 레이저 홍채절개술을 시행하는 것이 원칙이다. 약물과 레이저 치료로 조절되지 않거나 백내장이 원인인 경우에는 수정체 제거술이 근본적인 치료가 될 수 있다.
김 교수는 "급성폐쇄각녹내장은 조기에 발견하면 충분히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는 질환"이라며 "원인을 알 수 없는 심한 두통과 눈 통증, 시야 흐림, 무지개 잔상이 나타난다면 안과 질환을 의심하고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