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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헤란로] 부동산 정책 '신뢰' 살아날까

파이낸셜뉴스
서영준 경제부 기자
서영준 경제부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주재하는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가 23일 열린다. 정부는 이에 앞서 공급·금융·세제를 주제로 사전 토론회를 진행했고, 최종적으로 대토론회에서 국민 여론을 수렴하겠다는 구상이다. 여기서 나온 의견은 이르면 이달 말 발표될 부동산 세제 개편안에도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이 대통령 본인의 부동산 거래가 정책의 신뢰성에 의문을 던지게 만드는 일이 발생했다. 이 대통령이 경기 성남시 분당 아파트를 매각하는 과정에서 17억7700만원 규모의 근저당을 설정한 것이다. 이른바 매도인 근저당권으로 매수인이 은행 대출 대신 매도인에게 사실상의 사금융을 받는 구조다.

이에 청와대는 법적 문제가 없고, 이 대통령의 부동산 시장 정상화 의지에 따라 시세보다 낮게 재건축으로 기대되는 이익을 포기하고 처분했다는 입장을 내놨다. 정치권에서도 꼼수와 관행 등 각자의 입장에 따라 엇갈린 해석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이번 사안은 정치적 해석을 떠나 정책적 함의로 볼 때 결코 가볍게 지나칠 수 없다.

정부는 그동안 갭투자와 과도한 레버리지를 억제하겠다며 주택담보인정비율(LTV) 규제를 촘촘히 유지해 왔다. 그런데 대통령의 개인 거래에서 활용된 방식이 결과적으로 대출규제 밖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효과를 냈다면 실수요자들 입장에서 불만이 나오는 것도 이상하지 않다. 당장 최근 내 집 마련을 위해 대출을 받으려 전전긍긍했던 기자의 아내에게서마저 '실망했다'는 말부터 나왔다.

이 대통령은 근저당 논란이 불거진 뒤 부동산 안정이 양극화 완화의 전제조건이라며 실수요자를 위한 대책을 촘촘히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방향은 맞다. 그러나 정책의 설득력은 결국 정책 결정권자 스스로 그 원칙을 지키는 데서 나온다. 따라서 국민 대토론회에서 보유세·거래세 개편과 대출규제 완화 여부를 논의하기에 앞서 이 대통령은 직접 이번 거래의 경위를 투명하게 설명할 필요가 있다.

부동산 정책은 결국 신뢰의 문제다. 아무리 정교한 공급·금융·세제 대책을 내놓아도 정책 집행 주체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면 정책 효과는 반감된다. 그 때문에 정부는 이번 논란을 회피하지 말고 정면으로 부딪쳐야 한다. 실수요자의 대출문턱을 낮추는 방안을 고민하는 동시에 규제의 사각지대를 이용한 우회거래가 확산되지 않도록 제도적 보완책도 함께 내놓아야 한다. 원칙 없는 규제는 오래가지 못한다. 이번 토론회가 정책에 대한 신뢰를 다시 세우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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