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관 칼럼] 국민 안전한 식생활·건강 수호
주역에 '궁하면 변하고, 변하면 통하고, 통하면 오래간다(窮則變, 變則通, 通則久)'는 말이 있다. 변화에 발맞춰 새로운 길을 찾을 때 비로소 지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정책 역시 마찬가지이다. 국민의 일상과 산업의 환경이 달라지면 변화에 맞게 진화해야 하고,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면 안전관리도 한발 앞서야 한다. 이는 '국민의 건강과 안심'을 지키기 위해 변화하는 현장과 소통하며 정책을 만들어가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노력과도 일맥상통한다.
지난해 '식의약 안심 50대 과제'를 발표하며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발굴해 식의약 안전을 한층 더 강화하겠다고 약속드렸고, 가시적 성과를 위해 속도감 있게 추진해 왔다.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올해도 청년과 소상공인을 비롯한 소비자와 환자, 산업계와 전문가 등 다양한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제조·수출 현장 등 현장 방문 33회, 정책이음 열린마당 등 현장 의견 수렴 132회에 이르기까지, 정책은 책상 위가 아니라 국민의 삶 속에서 완성된다는 믿음으로 현장을 찾아 애로사항을 경청하고 더 좋은 정책으로 이어내려고 노력해 왔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지난 2일 '식의약 안심 60대 과제'를 국민께 보고드렸다. 올해는 '국민과 함께 만드는 안심의 기준'이라는 방향성을 유지하면서도 급변하는 사회와 기술 환경을 반영해 한 단계 더 발전된 안심 정책을 담았다. 단순히 과제의 숫자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국민이 일상에서 실제로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만들어내는 데 초점을 맞추었다. 국민의 일상에 깊숙이 자리 잡은 해외직구 식품을 안전하게 구매할 수 있도록 기존의 텍스트 중심 검색을 넘어 사진 한 장만 업로드하면 위해성분을 즉시 판독해 주는 인공지능(AI) 기반의 '올바로 웹앱' 서비스를 도입한다.
현장의 애로사항을 해소하는 규제혁신도 담았다. 하나의 용기에 알약과 액상이 함께 포장된 '이중제형 비타민'을 일반의약품 표준제조기준에 추가해 제품의 신속한 출시를 돕고 복용의 편의성을 높인다.
아울러 누구나 쉽게 화장품 안심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화장품 안심 QR'을 도입하고, AI와 소프트웨어가 결합한 최첨단 의료제품들이 개발부터 허가까지 유기적으로 이어지도록 '디지털 융합의약품 원스톱 통합심사체계'를 구축한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나침반의 바늘은 가만히 멈춰 서서 정답을 가리키지 않는다. 정북 방향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미세하게 흔들리며, 거친 폭풍우 속에서도 배가 나아가야 할 단 하나의 올바른 방향을 끈질기게 가리킨다. 오늘날 급변하는 기술 환경과 다변화된 사회 속에서 식의약 안전을 책임지는 규제기관의 역할 역시 이 나침반의 속성과 닮아 있다. 규제는 단순히 멈춰 서서 앞길을 가로막는 '벽'이 아니라 국민의 건강과 안심이라는 절대적 기준점을 향해 끊임없이 조정하며 나아갈 길을 제시하는 '이정표'여야 하기 때문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국민의 건강과 안심이라는 궁극적인 목적지를 향한 든든한 나침반이 될 것이다. 흔들림 없는 신념과 유연한 혁신을 바탕으로 국민께는 굳건한 신뢰를, 현장에는 미래로 향하는 길을 안내하는 진정한 동반자가 되도록 지속적으로 혁신해 나갈 것이다.
오유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