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수 동의'에 숨긴 맞춤형 광고…틱톡·애플에 과징금 105억원
[파이낸셜뉴스]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적법한 근거 없이 개인정보를 수집·이용한 틱톡과 애플에 총 105억58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용자가 개인정보 처리 내용을 명확히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받은 동의는 유효한 동의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개인정보위는 지난 22일 전체회의를 열고 개인정보보호법과 구 정보통신망법을 위반한 틱톡과 애플 계열사 2곳에 과징금을 부과하고 시정·공표 명령을 의결했다고 23일 밝혔다.
과징금 규모는 틱톡이 103억600만원, 애플이 2억5200만원이다.
개인정보위 조사에 따르면 틱톡은 광고와 콘텐츠 성과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틱톡 픽셀' 등 행태정보 수집 도구를 국내 웹사이트와 앱에 배포했다. 국내 약 7만1000개 기업이 해당 도구를 사용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약 945만명의 국내 활성 이용자의 클릭, 구매, 검색, 콘텐츠 열람 등의 활동 기록을 수집한 것으로 조사됐다. 틱톡은 이 정보를 기기 식별자와 회원 계정에 연계해 이용자의 관심사와 특성을 분석하고 맞춤형 광고에 활용했다.
개인정보위는 틱톡이 이러한 행태정보 수집 사실을 이용자가 명확히 인지하도록 고지하지 않았고, 서비스 이용에 필요한 필수 동의와 함께 묶어 동의를 받음으로써 이용자가 실질적인 동의권을 행사하기 어려웠다고 판단했다.
또 틱톡 라이트의 포인트 현금 인출 서비스 과정에서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해외 계열사로 이전하면서 이전 대상 정보와 목적, 보유 기간 등을 공개하지 않은 점도 위반 사항으로 지적됐다.
애플은 음성비서 서비스 '시리(Siri)'의 음성 녹음과 전사문을 서비스 개선에 활용하면서 적법한 동의를 받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전사문은 수집된 음성 녹음을 텍스트로 변환한 데이터를 말한다.
애플은 지난 2019년 10월 이후 음성 녹음 활용에 대해서는 별도 동의를 받기 시작했지만, 음성을 텍스트로 변환한 전사문은 별도 법적 근거 없이 서비스 개선에 계속 활용했다.
또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미국 계열사로 이전하면서 이전 대상 개인정보와 이용 목적, 보유 기간 등을 개인정보 처리방침에 충분히 기재하지 않은 사실도 확인됐다. 다만 애플은 조사 과정에서 전사문 활용에 대한 선택권을 마련하고 개인정보 처리방침을 개정하는 등 관련 사항을 시정했다고 개인정보위는 설명했다.
이번 처분은 글로벌 환경의 계열회사 등 다수 기업이 관련되는 복잡한 개인정보 처리 환경에서 해외 사업자 역시 개인정보 처리 투명성 확보 및 개인정보 자기결정권 보장을 위한 조치를 충분히 이행해야 한다는 사실을 경고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개인정보위는 전했다.
특히 개인정보위는 정보주체의 동의는 개인정보 처리 내용을 충분히 인지한 상태에서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이뤄져야 하며, 형식적으로 동의를 받았더라도 실질적인 선택권이 보장되지 않았다면 적법한 동의로 인정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또 개인정보의 국외 이전은 단순히 물리적으로 데이터를 해외로 옮기는 행위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해외 사업자나 계열사에 제공·보관·처리하는 경우도 관련 규정을 준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개인정보위 관계자는 "앞으로도 해외 사업자의 개인정보 처리 실태를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위법 행위에 대해서는 국내외 기업 간 차별 없이 엄정하게 대응하겠다"면서 "우리 국민의 개인정보가 국경을 넘어 복잡한 환경 속에서도 안전하고 투명하게 보호받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조윤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