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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후 술집에서 일했다"...올림픽 2회 출전 '체조 요정'의 고백

문영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일본의 전직 체조 국가대표 선수 쓰루미 니지코. 사진=인스타그램 갈무리, 뉴스1
일본의 전직 체조 국가대표 선수 쓰루미 니지코. 사진=인스타그램 갈무리, 뉴스1

[파이낸셜뉴스] 일본 체조계에서 '천재 소녀'로 불리며 올림픽에 두 차례나 출전했던 전 국가대표 쓰루미 니지코(33)가 은퇴 후 가혹한 생활고 속에서 유흥업소에 근무했던 사실을 고백해 충격을 주고 있다.

22일(현지시간) 일본 매체 찬토에 따르면 쓰루미는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2015년 23세의 이른 나이에 은퇴한 뒤 맞닥뜨린 현실은 상상 이상이었다"며 은퇴 후 유흥업소를 비롯해 규동 체인점, 길거리 전단 배포, 국회의원 비서 어시스턴트 등 수많은 아르바이트를 전전했다고 털어놓았다.

쓰루미는 2006년 14세의 나이로 전일본선수권대회에서 첫 우승을 차지한 뒤 6연패를 달성했고, 2008 베이징 올림픽과 2012 런던 올림픽에 연이어 출전한 일본 체조의 간판 스타였다. 그러나 선수 생활 마감 후 벤처기업 입사 등 지도자의 길을 모색했으나, 혼자 생계를 유지하기 힘들 정도의 저임금 구조에 시달려야 했다.

그는 "올림픽 국가대표였던 내가 길거리에서 전단을 돌릴 때 자괴감이 컸다"며 "전문성을 지닌 국가대표조차 은퇴 후 '운동만 했다'는 이유로 저평가받고 생계조차 위협받는 현실에 위기감을 느꼈다"고 회상했다.

이후 창업을 결심한 쓰루미는 파격적인 선택을 했다. 성공한 경영진과 기업가를 가장 효율적으로 만나 노하우를 배우고 인맥을 쌓을 수 있는 장소가 유흥업계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쓰루미는 "도쿄 롯폰기 업소 10곳 이상에서 면접을 봤지만 모두 탈락했다"며 "당시 27세에 단골손님도 없는 전직 선수에게 밤의 세계는 냉혹했다"고 말했다. 결국 도쿄 나가노의 스낵바부터 시작해 1년에 걸쳐 지명 고객을 늘린 끝에 롯폰기와 긴자로 진출할 수 있었다.

그는 "유흥업소에서 일한다는 기사가 나거나 이미지가 무너질까 봐 불안함도 컸다"면서도 "하지만 성공한 경영자들과 대화하며 배우지 않으면 사업을 할 수 없다는 마음이 더 컸고, 그때 만난 분들이 지금 사업을 시작할 때 큰 힘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유흥업계를 완전히 떠난 쓰루미는 체조 교육 사업을 운영하는 동시에 '체조하는 아이돌' 육성에 나서고 있다.

체조에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결합해 대중적 인기를 높이고, 스포츠계 전반에 깊게 뿌리내린 만성적인 저임금 구조를 개혁하겠다는 취지다.

쓰루미는 "체조 교실 수강료만으로는 생명을 책임지는 코치들에게 충분한 급여를 주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올림픽 출전 선수조차 은퇴 후 생활이 보장되지 않는 환경에서 후배들을 계속 육성하는 것은 너무 가혹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내가 겪은 시련을 다음 세대에 물려주지 않기 위해 은퇴 선수들을 위한 제도적 기반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mail protected]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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