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성 안 따르면 혼인신고 못 해"...자녀 성 싸움에 혼인신고 보류한 부부 [어떻게 생각하세요]
[파이낸셜뉴스] 7년간 교제한 끝에 결혼식을 올린 30대 부부가 태어날 자녀의 성(姓)을 결정하지 못해 결국 혼인신고를 미루게 됐다는 사연이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24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모계 성 안 따르면 혼인신고 안 한다는 아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 씨는 올 초 결혼한 후 최근 혼인신고서를 작성하던 중 자녀의 성과 본을 결정하는 항목에서 아내와 의견 충돌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A 씨가 아빠성을 따르는 '부성 승계'에 체크하려 하자, 아내가 "태어날 아기가 내 성을 따르면 안 되겠느냐"고 제안한 것이다.
희귀 성씨를 가진 A 씨의 아내는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해 아이를 낳는데 왜 내 성씨는 세상에서 사라져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성씨가 끊기는 것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반면 A 씨는 엄마성을 따르는 '모성 승계' 자체에 거부감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한국 사회의 보수적인 정서와 시댁 등 양가 어른들의 시선을 우려했다. A 씨는 "아이가 유치원이나 학교에서 부모와 성이 다르다는 이유로 놀림을 받거나 상처를 받을 수 있다"며 아내를 설득하려 했다.
그러나 아내는 "남들이 다 그렇게 한다고 해서 왜 우리까지 사회적 통념에 편승해야 하느냐"며 "나중에 아이가 이유를 물었을 때 '남들도 다 그러니까'라고 답하고 싶지 않다"고 맞섰다. 결국 합의점을 찾지 못한 두 사람은 자녀 계획을 구체화할 때까지 혼인신고를 당분간 보류하기로 결정했다.
해당 사연이 전해지자 아내의 입장을 옹호하는 누리꾼들은 "남편 본인도 부성을 써야 하는 명확한 명분이 없으면서 사회 통념이나 아이 핑계만 대고 있다", "아이 성씨 문제는 부부가 자유롭게 합의할 영역이지 관습을 강요할 일이 아니다", "요즘 아이들이 부모 성이 다르다고 놀리는 시대는 지났다" 등의 의견을 냈다.
반면 남편의 입장에 공감하는 누리꾼들은 "결혼 전에 충분히 상의했어야 할 중대한 가치관 문제다", "혼인신고를 거부할 정도라면 결혼 생활 자체를 재고해 봐야 한다", "사회적 관습을 무시했다가 아이가 학교생활에서 계속 해명해야 하는 불편을 겪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한국은 지난 2005년 호주제 폐지로 자녀가 무조건 아버지의 성을 따라야 하는 '부성 강제주의'는 사라졌으나, 민법 제781조 제1항에 따라 부모가 혼인신고 시 미리 협의하지 않으면 원칙적으로 아버지의 성을 따르는 '부성 우선주의'가 유지되고 있다.
이 때문에 어머니의 성을 물려주려면 임신·출산 전인 혼인신고 단계에서 미리 신청해야 하며, 출생 이후 바꾸려면 가정법원의 재판을 거쳐야 한다.
[email protected] 문영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