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검찰·법원

"다른 남자랑 왜 연락해"…여친 이틀간 폭행·성폭행해 숨지게 한 30대, '징역 13년'

김수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 News1 DB /사진=뉴스1
ⓒ News1 DB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다른 남자와 연락했다는 이유로 여자친구를 폭행하고 성폭행까지 저질러 숨지게 한 30대 남성이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았다.

23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춘천지법 원주지원 형사1부(김지현 부장판사)는 A씨(30)의 강도살인과 유사강간살인 혐의 선고공판에서 징역 1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A씨에게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와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등에 10년간 취업제한도 함께 명령했다.

A씨는 지난 1월 여자친구인 B씨가 다른 남자와 연락했다는 이유로 자택에서 이틀간 무차별적으로 폭행하고 성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초 경찰은 A씨에게 상해치사 혐의만 적용해 구속 상태로 송치했다. 그러나 검찰은 B씨의 얼굴에서 심한 멍 자국과 과거 A씨에게 스토킹 피해를 봤다고 신고한 이력을 토대로 보완수사에 나섰고, A씨가 B씨에게 '벌금' 명목으로 돈을 갈취하고 강제로 성폭행하는 등 유사강간한 사실을 밝혀냈다.

또 B씨가 실신하자 휴대전화로 '뇌출혈', '동공 움직임' 등을 검색하며 1시간가량 피해자를 방치한 것으로 드러났으며, 대검찰청 법의학자문위원회로부터 피해자의 사인이 외부 충격에 의한 두부 손상이라는 감정 소견도 받았다.

이에 검찰은 A씨에게 강도살인 및 유사강간살인 혐의를 적용해 구속기소하고,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A씨 측은 "피해자를 살해하려는 고의가 없었으므로 상해치사죄만 적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강도와 유사강간 혐의는 유죄로 인정하면서도 살인의 고의는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A씨가 피해자인 B씨를 살해하기 위해 급소나 위험 부위를 집중적으로 공격한 정황은 확인되지 않는 점, B씨가 간 질환을 앓고 있어 강하지 않은 충격에도 외상성 뇌출혈이 쉽게 발생할 수 있는 체질이었던 점을 근거로 삼았다.

또 재판부는 폭행 과정에서 흉기나 다른 도구를 사용하지 않은 점, 뒤늦게나마 119에 신고하고 병원에 동행한 점, B씨에게 약을 발라주거나 얼음찜질해준 점 등도 살인의 고의를 인정하기 어려운 사유로 판단했다.

다만 재판부는 강도살인과 유사강간살인 혐의보다 한 단계 낮은 강도치사죄와 유사강간치사 혐의는 인정된다고 판단해 징역 1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범행으로 피해자가 겪었을 고통은 너무나 끔찍해 상상조차 하기 어렵다"며 "유가족과 친척, 친구, 지인들은 갑작스러운 피해자의 죽음으로 일상생활을 하기 어려울 정도로 엄청난 정신적 고통을 겪으며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email protected] 김수연 기자


#여자친구 #폭행 #성폭행 #살인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