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10% 임시관세 강제노동 관세로 대체…"韓 12.5%"(종합)
USTR, 강제노동 명분 301조로 60개국 추가 관세 24일부터 시행…韓, 철폐 요구했지만 반영 안돼 日 같고 EU·대만보다 불리…자동차·철강 등 제외
[워싱턴=뉴시스] 이윤희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23일(현지 시간) 한국산 제품에 추가 관세를 부과해 관세율을 12.5%로 맞추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일본과는 같은 수준이지만 유럽연합(EU), 대만보다는 높다.
트럼프 행정부는 강제노동 거래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조치라고 포장했으나, 사실상 몇시간 뒤 만료되는 임시관세를 대체하기 위한 조치다.
미국무역대표부(USTR)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 지시에 따라 강제노동 상품 수입금지를 도입·강제하는데 실패한 60개 경제주체에 무역법 301조에 근거해 관세부과 조치를 취한다고 발표했다.
60개 대상국은 미국 수입의 99.4%를 차지하고 있어 전세계를 대상 관세를 부과한 것과 마찬가지다. 이번 추가관세는 미 동부시간 기준 오는 24일 오전 0시1분, 한국시간으로는 오후 1시1분부터 적용된다.
USTR은 교역대상국을 총 4개로 분류해 10~12.5%의 관세율을 부과했다. 2개 분류는 기존 관세 합산으로 우대했고, 다른 2개 분류는 기존관세와 관계없이 추가 관세를 책정했다.
한국과 일본, 스위스에 대해서는 기본관세 합산 12.5% 관세율을 산정했다.
특정 수입품에 대한 기본 관세가 12.5%보다 낮으면 301조 추가관세를 더해 12.5%를 만들고, 기본 관세가 12.5%보다 높으면 추가 관세를 부과하지 않는 구조다.
12.5%는 USTR이 지난달 예고한 강제노동 관세와 동일한 수준이다. 정부는 USTR 예고 후 의견서 제출과 공청회 참석 등을 통해 12.5%가 철폐되거나 최소한 인하돼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는 한미가 지난해 합의한 15% 상호관세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다만 미국은 과잉생산 관련 301조 조사로도 한국을 겨냥하고 있어 추가 관세가 부과될 가능성이 있다.
EU와 대만에 대해서는 기본관세 합산 10% 관세율이 책정됐다. 한국, 일본보다 2.5%포인트 낮다.
아르헨티나, 인도, 영국 등 17개국에 대해서는 기본관세와 관계없이 10%의 301조 추가관세를 부과한다. 또한 중국 등 나머지 국가들에는 12.5%를 추가로 부과하기로 했다. 이들은 기본관세가 합산될 경우 한국 보다 더 높은 관세율을 적용받을 수 있다.
USTR은 팩트시트에서 "이번 관세는 해당 국가에서 수입되는 대부분 물품에 적용된다"면서도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품목관세가 적용된 물품과 그 부품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자동차 및 부품, 철강·알루미늄·구리 등은 제외된다는 설명이다.
또한 추가관세 부과로 경제전반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는 물품이나, 미국 내에서 충분히 생산할 수 없거나 다른 공급처에서 조달할 수 없는 물품 등은 제외된다고 단서조항을 뒀다. 인공지능(AI) 산업에 필수적인 반도체도 제외될 가능성이 있다.
무역법 301조는 외국 정부의 불공정하거나 차별적인 무역 관행으로 미국 기업과 노동자가 피해를 입고 있다고 판단될 경우, 미국 정부가 조사를 거쳐 관세 부과 등 대응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USTR은 "트럼프 대통령은 교역 상대국들에게 수입 금지 조치를 제정하고 시행하도록 요구함으로써 현대판 노예제도의 근원을 뿌리뽑고 있으며, 이를 통해 끔찍한 환경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생산한 제품이 더이상 세계 무역시장에서 유통되지 않도록 보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는 미국 주요 교역국 전체가 현대판 노예제도에 연루돼 있다는 주장이라 설득력이 떨어진다. 실제로는 미 대법원 판결로 취소된 상호관세를 대체하기 위함이란 것이 지배적인 해석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2월 상호관세가 취소되자 무역법 122조를 동원해 10% 임시관세를 부과했는데, 이는 오는 24일 만료된다. 이번 강제노동 관세 시행일과 만료일이 정확히 일치한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일했던 피터 해럴 전 백악관 국제경제 담당 수석국장은 중국과 EU의 관세율 차이가 미미한 점을 지적하며 "USTR이 강제노동 조사를 구실로 삼아 트럼프가 자신의 경제이론과 선호에 따라 부과하고자 하는 관세를 강행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것은 실제로 강제노동에 대한 것이 아니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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