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춘 환풍기, 504마리 떼죽음···농장주가 숨긴 '그날의 공사' [거짓을 청구하다]
농장주 A씨, 공사 위해 기술자들 불러 이들이 그 과정에서 누전차단기 내려 환풍기 돌아가지 않으면서 돼지 집단폐사 A씨는 뒤늦게 알고 폐사 사유 조작해 청구 보험사로부터 1억1000만원 보험금 받아
[파이낸셜뉴스] 그야말로 생지옥이었다. 살아남은 건 돼지 13마리뿐이었다. 나머지는 모두 질식해 폐사했다.
양동 농업회사법인을 운영하고 있는 50대 A씨는 보험사와 1년짜리 가축재해보험계약을 체결했다. 해당 계약에는 폭염재해보장 등이 특약사항으로 포함됐다. 다만 '전기장치 또는 설비의 고장 없이 정전, 단전 등 외부 원인으로 발생한 손해'는 보상하지 않는다는 특별약관도 같이 들어있었다.
사건은 A씨가 환풍기 조작 박스와 누전차단기 위치를 옮기기 위해 기술자들을 부르면서 벌어졌다. 해당 전기공사 업체 직원들은 오전부터 분주했다. 일이 바빴던 A씨는 이들에게 잘 부탁한다는 말만 남기고 신경을 쓰지 못 했다.
업체 직원들은 A씨가 별다른 주의사항을 얘기하지 않은 만큼 원래 하던 방식대로 누전차단기를 내려놓았다. 그게 이후 어떤 후폭풍을 불러올지는 당시엔 몰랐다.
A씨 농장은 무창돈사, 즉 창문이 없는 곳이었다. 상시 환풍기를 작동해 내부 열기를 밖으로 빼내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비육돈들이 내부 열기로 인해 1시간이면 질식해 집단 폐사할 우려가 있었던 것이다.
결국 A씨가 키우던 비육돈 517두 중 504두가 질식해 모두 폐사했다.
업체 직원들 연락을 받고 부랴부랴 도착한 A씨는 망연자실 했다. 그래도 보험이 있으니 어느 정도는 보상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보험계약 내용을 자세히 뜯어보니 고장이 아닌 실책 등에 의한 외부원인은 보험 청구 대상이 아니었다. 하지만 A씨는 제대로 된 판단을 하지 못 했다. 사유를 '누전차단기 고장'으로 정하고, 돼지 집단폐사를 신고했다.
현장에 나온 손해사정사에게도 전기공사 사실을 숨겼다. 그저 누전차단기가 알 수 없는 이유로 내려가 환풍기가 돌아가지 않음에 따라 돼지들이 폐사했다고만 했다. 이 내용으로 보험금을 청구해 총 1억1000만원 넘는 금액을 받아냈다.
하지만 이후 수사가 이뤄졌고, 재판부는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