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환 위원장 "미래산업 예산도 원칙부터"… 수소 16억원·금융기금 7억원 제동
그린수소 상수도 부담금 전액 도비 편성 추궁
2028년 실증 종료 뒤 시설·수익 귀속도 쟁점
금융포용기금은 의회 동의 전 추경 반영 지적
사회보장 협의·조례 개정 등 후속 절차 남아
"정책 취지와 예산 편성의 정당성은 별개"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제주도가 미래산업 육성과 취약계층 금융지원을 위해 편성한 예산이 제주도의회 심사대에 올랐다. 그린수소 실증시설의 상수도 원인자부담금 16억원을 도비로 전액 부담하는 근거가 충분한지, 금융포용기금 7억원을 필수 절차가 끝나기 전에 추경에 반영하는 게 적절한지가 핵심 쟁점이다.
24일 제주특별자치도의회에 따르면 김기환 미래경제산업위원장은 이날 제주특별자치도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 심사에서 수소생산 인프라 구축사업과 금융포용기금 편성 절차를 잇달아 점검했다.
두 사업은 정책 목적과 대상이 다르지만 공통된 질문을 안고 있다. 정책 필요성이 인정되더라도 도민 세금을 투입하려면 부담 주체와 법적 절차, 사업 종료 뒤 자산과 수익의 귀속까지 사전에 분명히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린수소 분야에서는 북촌 9.7㎿ 생산시설과 50㎿ 대용량 실증사업 예정지의 상수도 공급능력을 확충하기 위한 원인자부담금 16억원이 도마에 올랐다. 상수도 원인자부담금은 개발이나 시설 설치로 추가 상수도 공급시설이 필요해졌을 때 그 원인을 제공한 사업자가 비용을 부담하도록 하는 제도다. 이번 예산은 해당 비용을 제주도가 도비로 부담하는 구조여서 적정성 논란이 제기됐다.
김기환 위원장은 "그린수소 산업 육성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막대한 도민 세금이 투입되는 만큼 비용 부담 원칙과 명분은 분명해야 한다"고 밝혔다.
해당 실증사업은 한국남부발전이 주관하고 두산에너빌리티와 SK에코플랜트 등 여러 기업과 기관이 참여한다. 제주도는 부지 선정과 인허가 등 행정 지원 역할을 맡고 있다는 게 김 위원장의 설명이다.
그는 실제 사업을 수행하고 기술적·경제적 성과를 얻는 참여기관이 따로 있는 상황에서 상수도 기반시설 비용까지 제주도가 전액 부담하는 게 타당한지 다시 따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증사업이 끝나는 2028년 3월 이후의 시설 운영 구조도 쟁점으로 제시됐다. 생산시설과 관련 기반시설의 소유권이 어느 기관에 귀속되는지, 운영 주체와 수익 배분 방식이 어떻게 정해지는지가 현재 자료만으로는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실증사업은 기술의 성능과 경제성을 실제 환경에서 검증하는 과정이다. 실증 기간에 공공재정이 투입됐다면 사업 종료 뒤 시설이 민간의 수익사업에 활용되는지, 공공이 어떤 권리와 편익을 확보하는지를 미리 정해야 특혜 시비를 줄일 수 있다.
김 위원장은 제주도에 원인자부담금의 부담 근거와 관계기관 협의 결과, 실증 종료 뒤 자산 귀속·운영 주체·수익 배분 방안을 별도로 의회에 보고하라고 요청했다.
금융포용기금 전출금 7억원은 예산 편성의 순서가 문제가 됐다. 제주도는 상생포용적금 자산형성 지원사업과 상생안정 가계대출 지원사업을 제주신용보증재단에 맡겨 추진할 계획이다.
김 위원장은 두 사업이 신규 대행사업인데도 제주특별자치도 사무의 공기관 등 대행에 관한 조례에 따른 도의회 사전 보고와 동의 절차를 거치기 전에 추경예산이 편성됐다고 지적했다.
보건복지부와의 사회보장제도 신설 협의도 진행 중이다. 기금운용계획 변경과 관련 조례 개정, 금융기관 협약 등 집행에 앞서 거쳐야 할 절차도 남아 있다.
특히 상생포용적금은 2년 만기 상품으로 설계돼 실제 지원금 지급이 2028년 이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집행하기 어려운 사업에 이번 추경으로 재원을 먼저 넣어야 하는지 검토가 필요하다는 게 김 위원장의 판단이다.
사회보장제도 신설 협의는 지방자치단체가 새로운 복지제도를 도입할 때 기존 제도와의 중복 여부와 재정 지속 가능성 등을 보건복지부와 검토하는 절차다. 협의가 마무리되지 않으면 사업 내용이나 시행 시기가 달라질 수 있다.
김 위원장은 취약계층의 자산 형성과 가계대출 부담을 지원하려는 정책 취지에는 동의하면서도 정책 필요성과 예산 편성 절차를 구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좋은 정책일수록 법과 조례가 정한 절차를 지켜야 도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며 "미래산업 육성이나 취약계층 지원이라는 명분만으로 비용 부담과 절차 검토가 뒤로 밀려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도비가 투입되는 사업은 누가 비용을 부담하고 누가 자산과 수익을 갖는지, 예산을 실제로 집행할 준비가 됐는지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며 "상임위원회 심사에서 절차적 타당성과 집행 가능성을 면밀히 살피겠다"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정용복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