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기자단 만찬서 "가짜뉴스" 언론 맹공…기자 실명 거론까지
도널드 트럼프 WHCA 연례 만찬 참석 언론 '가짜뉴스'로 규정 비판 쏟아내 갈등 빚어온 기자 실명까지 언급
[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백악관출입기자협회(WHCA) 연례 만찬에서 언론를 향해 '가짜뉴스'라 몰아세우며 불만을 쏟아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저녁 미국 워싱턴DC의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에서 열린 WHCA 만찬에 참석해 연설했다. 이 행사는 당초 4월 말 열렸다가 무장 괴한의 총격 사건으로 중단된 뒤 약 3개월 만에 다시 개최됐다.
WHCA 연례 만찬은 현직 대통령이 참석해 정치적 우군과 정적을 가리지 않고 주요 현안을 소재로 신랄한 농담을 주고받는 자리다. 대통령이 언론 자유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언론인들의 공로를 치하하는 행사기도 하다.
그러나 이날은 통상적인 만찬과는 다소 다른 분위기 속에서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 초반 자신을 비판한 기사로 수상한 기자들과 웃으며 악수하는 등 비교적 우호적인 태도를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단한 사람들이다. 내가 여러분을 다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대부분을 존중한다"면서 "'트럼프 혐오증'에 걸린 이들이 한자리에 이렇게 많이 집결했다"고 했다. 지난 4월의 총격 사건을 거론하면서는 "미국에서 우리는 정치폭력에 굴복하지 않는다"고 강조해 큰 박수를 받았다.
그러나 우호적인 분위기는 오래 이어지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언론을 '가짜뉴스'로 규정하며 비판을 쏟아냈고 평소 공개적으로 갈등을 빚어온 기자들의 실명까지 언급하며 'TV에서 가장 지능이 낮은 사람' 같은 인신공격성 발언을 이어갔다.
CNN 백악관 출입기자인 케이틀린 콜린스를 향해서는 "가짜뉴스로 상을 받았다"며 "그녀는 절대 웃지 않는다. 웃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에도 콜린스 기자에게 공개적으로 웃으라고 요구해 성차별적이라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뉴욕타임스에 대해서는 '망해가는 뉴욕타임스'라고 비꼬았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직후 자사 기자들을 옹호하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민주당의 정적들과 심야 토크쇼 진행자 지미 키멀 등 평소 불편한 관계를 이어온 인사들 이름도 차례로 거론하며 거친 어조로 비난했다.
연설 도중에는 '트럼프 2028'이라는 문구가 크게 적힌 붉은 모자를 꺼내 쓰기도 했다. 그는 "나는 (대선에서) 세 번 이겼다"며 "특종이 될 수도 있는데 미국 대통령에 네 번째로 출마할 생각"이라고 농담조로 말했다.
만찬에 참석한 트럼프 행정부 인사들이 박수와 함성을 보냈으나 출입기자들 사이에는 어색하고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예정된 40분을 넘겨 약 1시간 동안 진행된 연설에서 초반을 제외하고는 웃음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email protected] 장유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