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란 공습 멈춘 이유는? 100일 남은 중간선거 앞두고 '확전' 대신 '협상' 택했나
[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공습을 전격 중단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이란과의 협상 가능성을 열어두기 위한 결정이지만, 미군 방공 미사일 재고 부족과 26일(현지시간)을 기해 100일 남은 '11·3 중간선거'의 정치적 부담감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쟁 장기화가 미국 경제와 여론에 악영향을 미칠 경우 공화당의 중간선거 전략에도 타격이 불가피한 만큼,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적 압박과 외교적 해법 사이에서 줄타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공화당은 상·하원 모두 근소한 차이로 다수당을 유지하고 있지만, 판세는 엇갈린다. 선거 전문 사이트 '디시전 데스크 헤드쿼터(HQ)'의 분석에 따르면, 하원은 민주당이 승리할 확률이 60%로 우세한 반면, 상원은 공화당이 60%의 승리 확률을 기록했다. 예상 의석수를 보면, 하원은 민주당 225석, 공화당 210석으로 점쳐졌다.
현 판도대로 굳어진다면 양당은 상·하원 다수당 지위를 양분하면서 권력 균형을 맞출 수 있지만, 아직 선거까지 시간이 많이 남아 마지막 결과를 장담하긴 어렵다는 관측이 많다. 선거 막판으로 갈수록 양측 지지층이 결집하는 양상을 보이는 데다, 판세를 뒤흔들 변수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민주당은 고물가와 에너지 가격 상승 등 이란 전쟁 장기화에 따른 경제 부담을 '트럼프 책임론'으로 연결하며 선거전을 펼치고 있다. '어포더빌리티(적정 가격으로 상품을 구매할 여력)'를 사실상의 중간선거 핵심 구호로 삼고 있다. 트럼프 정부의 폭력적인 불법이민 단속, 국내 치안 유지 명목의 군대 동원, 성소수자 탄압 등도 민주당의 대표적 공격 포인트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감세와 대미 투자 확대, 국경 안보 성과 등을 앞세워 지지층 결집에 주력하고 있다. 민주당 내에서 부상 중인 급진 진보 세력 '민주사회주의' 진영을 '공산주의'로 규정하며 냉전 시대 반공 캠페인을 다시 소환하고 있으며, 민주당이 그간 부정선거를 저질렀다는 음모론을 퍼뜨리면서 투표 시 유권자 신분 확인을 강화하는 '세이브 아메리카 법안' 통과를 촉구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일단 협상에 무게를 싣는 모습을 보였다. 25일 악시오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4일 미군으로부터 대이란 공습 계획을 보고 받았지만 이를 승인하지 않고 공습을 중단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13일 연속 이어졌던 미군의 공습은 이날 하루 멈췄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2주 동안 매일 군이 제출한 공습 계획을 대부분 승인했고, 실제 공격은 수시간 내 실행됐다. 그러나 이번에는 공습 대신 협상 가능성을 강조했다. 그는 전날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이란과 진지하게 대화하고 있다"고 했고, 이어 이날 열린 백악관 기자협회(WHCA) 만찬에서도 "이란이 현재 협상할 준비가 돼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나는 기꺼이 귀를 기울일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외교적인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악시오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공습 중단 지시는 오만 협상단이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이란에 도착한 지 수시간 만에 내려졌다. 지역 소식통들은 "협상이 진전을 보이고 있으며, 주말 사이 오만과 이란 간 합의가 도출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지난 4월 NYT는 이란전 발발 이후 미국이 패트리엇 미사일 1200여발 등을 소진해 무기 재고가 우려할 정도로 낮아졌다고 보도한 바 있다. 패트리엇 미사일은 1발당 400만달러(약 59억원)가 넘는다.
트럼프 정부 내부에서도 확전에 회의적인 목소리가 커진 것으로 전해졌다. 한 고위 당국자는 "대규모 공습이 이란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낼 가능성이 크지 않으며, 오히려 이란의 내부 결속만 강화하는 역효과를 낼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email protected] 홍채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