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전력 과잉·부족 읽는다… 제주, 분산형 전력망 통합 착수
발전·송배전·수요 정보 한곳에 연결
1억4000만원 투입, 11월까지 설계
재생에너지 예측·제어 AI 플랫폼 구상
전기차·ESS 충전과 전력거래 연계
영국 '크라켄' 본뜬 한국형 모델 추진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실행 기반 마련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태양광과 풍력 발전량이 급증하거나 전력 수요가 몰리는 상황을 인공지능(AI)이 실시간으로 분석해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ESS)의 충전·방전을 조정하는 차세대 전력관리 체계가 제주에서 추진된다.
26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도는 발전과 송배전, 전력 수요 정보를 하나로 연결하는 '분산에너지 통합 감시체계' 구축을 위한 정보화전략계획(ISP) 수립에 착수했다.
분산에너지는 대규모 발전소에서 만든 전기를 장거리 송전망으로 보내는 방식과 달리 소비지역 인근의 태양광·풍력·연료전지·ESS 등에서 전력을 생산하고 사용하는 체계다.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많은 제주에서는 전력 생산과 소비 시점이 맞지 않아 발전 출력을 제한하는 사례가 발생해 통합 관리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제주도는 지난 23일 제주건설회관에서 전력 유관기관과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참여기업 등이 참석한 가운데 용역 착수보고회를 열었다.
용역비는 1억4000여만원이다. 수행 기간은 지난 21일부터 오는 11월 20일까지 4개월이다. 신재생에너지 전문 컨설팅기업 에너아이디어가 주관하고 한전KDN과 AI 컨설팅기업 티지가 참여한다.
이번 용역은 전력기관별로 나뉘어 관리되는 발전량과 송배전망 상태, 전력 수요 정보를 연계하고 이를 실시간으로 분석할 수 있는 통합 플랫폼의 구축 방향을 설계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핵심은 재생에너지 생산량과 소비량을 AI로 예측해 전력 과잉과 부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체계를 마련하는 데 있다. 전력이 남을 때 전기차와 ESS를 저렴하게 충전하고 수요가 몰릴 때 소비를 줄이거나 저장된 전력을 다시 공급하는 방식이다.
제주도가 구상하는 모델은 영국 에너지기업 옥토퍼스에너지의 통합 플랫폼 '크라켄'을 참고한다. 크라켄은 여러 지역에 흩어진 발전설비와 전력 소비기기, 요금 정보를 하나의 체계에서 관리하며 전력 공급과 수요를 조정하는 플랫폼이다.
제주도는 국내 전력시장과 제도에 맞는 '한국형 크라켄 모델'을 마련해 분산자원의 실시간 감시와 예측, 제어, 전력거래까지 연결한다는 구상이다.
플랫폼이 구축되면 태양광과 풍력 발전량뿐 아니라 전기차 충전 수요와 ESS 상태, 지역별 전력 소비 흐름을 함께 분석할 수 있다. 재생에너지 과잉 생산에 따른 출력제한을 줄이고 분산자원이 전력시장에 참여할 수 있는 기반도 넓어질 것으로 제주도는 보고 있다.
제주도는 정보화전략계획을 통해 플랫폼의 기능과 데이터 연계 방식, 구축 단계, 사업비, 보안 체계, 운영 조직 등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플랫폼 구축과 동시에 가동할 수 있도록 전담 운영체계도 사전에 정비한다.
다만 발전·송배전·수요 데이터는 기관별 관리 권한과 보안 기준이 달라 정보 연계 범위와 활용 기준을 명확히 정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AI가 전력 수요와 가격을 예측해 제어하는 과정에서 오류 대응과 책임 주체, 개인정보·산업정보 보호 방안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
김남진 제주도 혁신산업국장은 "실시간 데이터와 AI 기술을 결합해 분산에너지 활용 가치를 높이겠다"며 "전력거래 활성화와 신산업 창출로 도민이 체감하는 분산에너지 특화지역을 구현하겠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정용복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