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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DC 체급 키우는 韓… 기가와트급 글로벌 경쟁 돌입[이구순의 테크프리즘]

이구순 기자
파이낸셜뉴스

빅테크 손잡고 AIDC 대형화 속도
SKT, 엔비디아·앤스로픽과 협력
최대 2GW 규모 AIDC 구축 추진
데이터센터 규모가 AI 경쟁력 좌우
반도체·전력 계약 등 협상에도 유리

세종시에 위치한 네이버 데이터센터 '각 세종' 네이버 제공
세종시에 위치한 네이버 데이터센터 '각 세종' 네이버 제공

한국 인공지능(AI)데이터센터가 기가와트(GW) 급으로 체급을 키웠다.

오픈AI가 주도하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가 10GW급 AI데이터센터(AIDC)를 추진하고, 메타가 단일 사이트에서 5GW급 AIDC 계획을 내놓는 등 글로벌 AI 기업들이 일제히 AIDC 대형화 경쟁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그동안 중소규모 AIDC에 머물러 있던 한국 기업들이 체급을 키워 글로벌 AI 인프라 경쟁 대열에 본격 합류하게 된 것이다.

지난 24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AI서밋'에서 SK텔레콤과 네이버가 각각 AIDC 구축 글로벌 협력을 확정했다.

SK텔레콤은 엔비디아와 손잡고 최대 2GW 규모의 AIDC 구축·확장을 위해 최신 GPU 베라루빈시스템을 우선 공급받기로 했다. 앤스로픽과는 국내 GW급 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와 협력을 추진한다. 또 아마존웹서비스(AWS)와 진행 중인 울산 AIDC를 기반으로 협력 지역을 국내 주요 거점으로 확대하고 GW급 AI 컴퓨팅 용량을 확보하기로 했다.

네이버는 엔비디아와 글로벌 대체자산 운용사 브룩필드로부터 100억달러(약 14조6310억원) 규모의 투자를 확정했다.

이번 투자를 기반으로 네이버는 지난달 발표했던 55MW급 글로벌 AIDC 구축 계획을 3배 이상 늘려 200MW로 늘렸고, 세종시 '각 세종'을 장기적으로 1GW까지 확장할 계획이다.

■ 글로벌AI 산업, 'AIDC 체급 경쟁' 돌입

미국이 주도하는 글로벌 AI 시장은 이미 AI 인프라의 핵심인 AIDC의 체급경쟁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오픈AI, 오라클, 소프트뱅크가 주도하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는 5000억달러(약 732조원)를 투자해 총 10GW 규모의 AI 연산 인프라를 확보하기로 했다. 지난해 9월 텍사스 섀클퍼드 카운티, 뉴멕시코 도냐 아나 카운티, 오하이오 로즈타운 등 미국 내 신규 부지 5곳이 추가로 확정됐고, 이 부지들이 완공되면 총 7GW 규모의 연산 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메타가 루이지애나에 짓고 있는 '하이페리온'은 2030년까지 2GW를 우선 가동하고 최종 5GW까지 확장할 계획이다.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은 지난 23일(현지시간) 실적발표에서 2026년 설비투자(CAPEX) 계획을 기존 최대 1900억달러(약 278조원)에서 최대 2050억달러(약 300조원)로 또다시 상향했다. 아나트 아슈케나지 알파벳 CFO는 "여전히 공급이 제한된 상황"이라며 "외부 클라우드 고객뿐 아니라 회사 전체에서 매우 강력한 수요를 목격하고 있다"고 말했다.

■AIDC 체급이 AI산업 경쟁력·협상력 가른다

글로벌 AI 기업들이 AI 인프라 체급 경쟁에 불을 붙이는 이유는 AIDC의 규모가 AI 산업의 경쟁력과 반도체 등 공급망 협상의 차이를 가르는 변수이기 때문이다.

GW급 단일 클러스터는 초거대 AI모델을 처음부터 학습시킬 수 있는 사실상의 최소 요건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AIDC 체급이 부족한 기업은 처음부터 AI모델을 만드는게 아니라 AI모델을 서비스하는 기업으로 역할이 굳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또 AIDC의 체급은 반도체, 전력 계약 등 공급망의 협상력을 가르는 요인이다. 체급이 큰 기업일수록 반도체 우선 배정, 전력 계약, 파트너십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한다는 것이다. SK텔레콤이 엔비디아의 베라루빈 우선 확보도 SK텔레콤의 GW급 AIDC 구축 계획과 맞물려 있다는 것이다.

■"한국형 AIDC 체급 경쟁 고민 필요"

업계 전문가들은 한국 기업들이 미국 빅테크와 맞서 AIDC 정면으로 체급 경쟁에 나서는 것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조언도 나오고 있다. 업계 한 전문가는 "한국이 확보할 수 있는 자본 뿐 아니라, 전력이나 부지 등 모든 면에서 빅테크와 정면경쟁은 합리적이지 않다"며 "체급 차이를 인정하면서도 이 경쟁에 뛰어들 발판을 마련하고 한국형 AI 인프라 경쟁 구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하정우 전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은 최근 제주도에서 열린 한국경제인협회 하계포럼 강연에서 "대형 AIDC를 지어 해외 빅테크들에게 공급하기만 한다면 한국의 값싼 전기와 용수의 이점을 빅테크가 다 가져간다"며 "고부가가치 지능 토큰 공장을 만들어서 운영하는 것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대형 AIDC는 각 지역에 있는 산업단지와 연계해서 사용하는 것이 현실적 방안"이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이구순 IT 대기자
이구순 IT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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