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바꾼 반도체 수출지도···"중국 의존 줄고, 대만 부상"
지난해 기준 반도체 수출 대상국 2위 대만
비중 19.9%로 3년 전 대비 10.9%p 상승
중국은 53.1%에서 40.3%로 대폭 떨어져
생성형 AI 등장으로 인프라 구축 본격화
이후 GPU, HBM 등으로 수요 옮겨가
한국 HBM, 미국 GPU, 대만 파운드리 등 집권
[파이낸셜뉴스] 생성형 인공지능(AI)이 우리나라 반도체 수출 구조의 축을 이동시켰다는 분석이 나왔다. 과반을 차지했던 중국의 영향력이 대만과 베트남, 미국 등으로 분산돼 넘어갔다. 그 결과 우리나라를 비롯해 이들 수출 대상국이 반도체 시장의 부문별 패권을 쥐면서 배타적 지배력이 강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한국은행이 블로그에 게시한 '우리나라 주요 제조업 생산 및 공급망 지도가 보여주는 제조업의 달라진 연결 구조'를 보면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반도체 수출 대상국 2위(금액 기준)는 대만으로, 비중은 19.9%로 집계됐다.
4위였던 2022년(9.0%)보다 10.9%p 상승한 수치로 3위 베트남(11.4%)과 8.5%p 차이가 난다. 미국도 같은 기간 9.6%에서 10.3%로 비중을 높이며 4위를 기록했다. 반면, 중국은 53.1%에서 40.3%로 10%p 이상 하락했다. 중국이 과반을 차지하던 구조에 균열이 생긴 셈이다.
제품별로 보면 메모리칩에서의 중국과 대만 비중은 각각 50.1%, 28.6%이었다. 2022년(71.5%, 6.6%) 대비 격차가 대폭 좁혀졌다. 시스템반도체에서는 중국이 45.7%에서 31.5%로 하향 조정되고, 베트남(15.6%→26.5%), 대만(10.2%→12.9%)이 치고 올라왔다.
한은은 이 같은 변화의 계기를 2022년 말 챗GPT가 대표하는 생성형 AI의 등장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데이터센터 등 AI 인프라 구축이 본격화됐고, 기존 중앙처리장치(CPU)와 범용 디램(DRAM) 중심으로 형성돼 있던 수요가 AI 연산에 특화된 그래픽처리장치(GPU)와 고대역폭메모리(HBM)로 옮겨갔기 때문이다.
그 결과 미국 엔비디아(GPU), 대만 TSMC(첨단 패키징·파운드리), 한국 삼성전자·SK하이닉스(HBM)를 축으로 하는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이 구축됐다. 정성엽 한은 조사국 지역경제부 지역연구지원팀장은 "이 같은 공급망 재편은 우리나라 기업들의 HBM 생산과 수출 확대를 견인하고, TSMC의 첨단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엔비디아의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 지배력을 강화했다"고 진단했다.
실제 지난해 메모리 시장점유율을 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31.8%, 29.5%로 나란히 1, 2위를 차지했다. 비메모리 비중은 엔비디아가 20.8%로 단연 선두고, 2위 인텔(8.0%)의 2.5배였다. 파운드리 점유율은 TSMC가 70.3%로 전 세계 7할을 잡고 있었다. 반도체 시장은 특정 기업이 배타적 주도권을 쥐고 있는 구조인 셈이다.
수입에서도 특정 국가에 대한 의존도가 높게 나타났다. 정 팀장은 이를 글로벌 반도체 산업이 가치사슬별 전문화를 바탕으로 수직계열화되고 있다고 해석했다. 대표적으로 우리나라 반도체 제조장비 수입 비중을 보면 네덜란드가 26.0%에 이른다. ASML 영향이 크다. 일본(23.7%), 미국(16.9%) 등이 뒤를 이었다. 소재 및 부품에서도 중국(22.5%), 일본(20.4%), 미국(16.3%) 등 3개국이 약 60%였다.
국내 지역별 반도체 생산 점유율 특징은 '수도권 집중화'다. 2024년 기준 수도권이 전국 생산액의 82.3%를 차지했다. 삼성전자 화성·평택·기흥공장, SK하이닉스 이천공장 등이 분포돼 있다. SK하이닉스 청주공장, 삼성전자 온양·천안공장 등이 있는 충청권이 14.7%로 그 다음이었다. 정 팀장은 "반도체 산업은 공장, 기술, 인력 등 여러 요소가 맞아야지 생산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다"며 "특히 해외 수출될 때 입지 등이 중요한데, 그 부분이 수도권에 유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mail protected] 김태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