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님 퇴임 선물"…직원들에 3만원씩 걷어 금열쇠·백화점 상품권 전달한 공공기관
[파이낸셜뉴스] 보건복지부 산하 공공기관에서 직원들이 돈을 모아 퇴임하는 고위 임원에게 고가의 선물을 전달해 온 관행이 이어지고 있던 것으로 드러나 국민권익위원회가 조사에 착수했다.
27일 중앙일보에 따르면 보건복지부 산하 위탁집행형 준정부기관인 한국사회보장정보원은 지난해와 올해 퇴임한 이사 2명에게 각각 120만원 상당의 금 열쇠와 146만원어치 백화점 상품권을 퇴임 기념품으로 전달했다.
해당 선물은 퇴임을 앞둔 시점에 직원들이 1인당 3만원씩 모아 마련된 것으로 파악됐다. 기관은 모금이 직원들의 자율적인 참여였다는 입장이다.
이를 주도한 직원은 단체 대화방에서 "자발적으로 퇴임 선물비를 모금하려 하니 협조를 부탁한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본 직원들은 '송금 완료했습니다'라고 답하며 입금 사실을 공유다. 이에 참여를 거부하기 어려운 분위기가 형성됐다고 내부 직원들은 설명했다.
퇴임을 앞둔 임원이라 하더라도 인사나 근무평가 등에 일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였던 만큼, 모금에 참여하지 않는 것이 부담스러웠다는 의견도 나왔다.
한 직원은 매체에 "걷는 돈의 액수가 크지 않더라도, 자발적인 참여를 가장한 강제적 모금 방식이 불편했다"며 "이를 주도했던 직원이 이후 승진하는 모습 등을 보며 기관의 공정성에도 의구심이 들었다"고 지적했다.
다만 기관 감사실은 이러한 방식의 퇴임 선물 제공이 문제가 없다는 취지의 해석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선물 모금 공지 메시지에는 "퇴임 선물 관련 감사실 문의 결과, 퇴임 날 후부터 직무 연관성이 없을 때 선물 증정이 가능하고 금액은 상관없다고 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돈을 걷은 건 퇴직 전에 이뤄졌지만 선물은 퇴직 이후 전달하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취지다.
하지만 청탁금지법은 공직자가 재직할 때 동일인으로부터 1회 100만원을 넘는 금품을 받으면 직무 관련성과 상관없이 원칙적으로 수수를 금지하고 있다.
또 청탁금지법의 행위태양은 수수 행위만이 아니라 이를 요구하거나 약속한 것까지 포함해 그 행위 시점을 기준으로 판단하기 때문에 실질적인 모금이 퇴임 전에 이뤄진 만큼 수수자가 이를 요구하거나 약속한 정황이 있다면 법 위반이 적용될 수 있다.
김정원 한뜻 법률사무소 변호사는 매체에 "단순히 퇴임 이후에 전달한다는 이유만으로 청탁금지법상 문제가 없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금품 수수를 거절할 수 있었지만, 결국 받았다는 점에 의사의 협치가 있었다는 것이기에 구체적인 사실관계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보원 측은 모금 관행과 관련해 "선물비 모금의 참여 여부와 금액은 모두 개인의 자율적인 의사에 따라 결정됐다"면서도 "강압적으로 느낄 수 있는 점 등을 고려하여 향후 유사 사례가 재발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email protected] 안가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