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친자식 아니니 집 비우고 20년 치 월세 내놔"...부모 영정 앞에서 터진 남매 전쟁 [이런 法]

문영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자료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자료사진. 게티이미지뱅크

[파이낸셜뉴스] 평생 부모를 모시며 함께 살아온 막내아들이 부모가 세상을 떠나자마자 누나들로부터 "친자식이 아니니 집을 비우고 상속권도 포기하라"는 소송을 당했다는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졌다.

부모와 함께 살던 양자... '상속 포기' 요구한 세 누나

27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서는 부모 사망 후 누나들로부터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 소송을 당한 남성 A씨의 사연이 다뤄졌다.

딸 셋 집안의 막내로 자란 A씨는 갓난아기 때 친부모에게 버려진 뒤 현재 부모에게 거두어져 자랐다. 부모는 입양 절차 대신 직접 출생신고를 해 A씨를 친아들처럼 키웠다. 대학생 시절 친척을 통해 출생의 비밀을 알게 된 A씨는 큰 충격을 받았으나, 부모는 "너를 단 한 번도 친아들이 아니라고 생각해 본 적 없다"며 그를 다독였다.

이후 누나들이 모두 결혼해 가정을 꾸린 사이, A씨는 30대에 이혼한 뒤 20여 년간 부모 곁을 지키며 함께 살았다. 그러나 3년 전 아버지가, 지난해엔 어머니가 잇따라 세상을 떠나면서 갈등이 불거졌다.

장례가 끝나자 누나들은 부모 명의의 집을 비워달라고 요구하더니, 급기야 A씨를 상대로 법원에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 소장을 냈다. A씨가 친자식이 아니므로 부모 재산을 상속받을 수 없으며, 지난 20년간 부모 집에서 무상 거주한 기간의 월세까지 물어내라는 주장이었다.

A씨는 "부모님을 두 번 잃은 것처럼 괴롭다"며 "정말 상속받을 권리가 없는지, 20년 치 월세까지 물어줘야 하는지 답답하다"고 호소했다.

변호사 "법적 양친자...20년치 월세 낼 필요 없지만, 이젠 공동재산"

사연을 접한 법무법인 신세계로의 조윤용 변호사는 "부모가 정식 입양신고가 아닌 출생신고를 했더라도, 입양의 의사로 친자식처럼 키워왔다면 허위 출생신고였더라도 입양의 효력이 인정된다"며 "A씨와 부모는 법적으로 양친자 관계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누나들이 제기한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 소송이 인용되려면 학대나 유기 등 민법상 엄격한 '재판상 파양 사유'가 존재해야 한다"며 "오랜 기간 정상적인 가족관계를 유지해 온 이 사건의 경우 소송이 인용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진단했다.

따라서 A씨는 친자녀와 동일하게 공동상속인으로서 4분의 1의 법정상속분을 주장할 수 있으며, 협의가 되지 않을 경우 상속재산분할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

누나들이 요구한 20년 치 월세에 대해서는 "부모 생전에는 무상 거주를 승인받은 것으로 볼 수 있어 소급해 지급할 의무가 없다"면서도 "부모 사망 이후에는 해당 주택이 공동상속인들의 공유재산이 되므로, 계속 단독 거주하려면 다른 상속인들과 협의하거나 소정의 사용료를 지급해야 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mail protected]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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