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용자 의견 무시한 노동정책으로 갈등 커진다
소공연, 최저임금안에 이의 제기
원·하청 사용자성 법적다툼 심화
정부의 노동정책에 대한 기업과 경영주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27일 2027년도 최저임금안에 대해 공식 이의제기서를 제출했다. 누적된 경영난 속에서 최저임금 3.7% 인상은 감당하기 어렵다고 정식으로 문제 삼고 나선 것이다. 한화오션은 하청업체 웰리브 소속 노동자들의 사용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중앙노동위원회 결정에 대해 행정소송과 집행정지 신청을 제출했다.
두 사건은 다른 사안처럼 보이지만 출발점은 같다. 노동 현장의 갈등을 조정해야 할 정부와 노동위원회가 명확한 기준을 세우지 못한 채 형식적인 절차만 반복하는 것에 대한 불만이 폭발한 것이다. 제도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고 있다는 의미다.
소상공인들은 매년 되풀이되는 최저임금 논의에서 자신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을 모를 바 아닌데도 결정 과정에서는 늘 소외됐었다. 소상공인연합회가 올해 최저임금 최종안을 공식적으로 문제 삼고 나선 것은 지금까지 참아왔던 이런 불만의 표출이다.
실제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사정은 매우 어렵다. 그들은 최저임금을 과도하게 올릴 경우 사업을 포기할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해 왔다. 업종별 차등 적용도 매년 요구했지만 번번이 거부당했고,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형식적인 통과의례처럼 최저임금위원회가 운영되고 노사가 밀고 당기다 적당한 선에서 합의해 온 것이 관례였다. 그 과정에서 피해를 보는 건 늘 소상공인이나 자영업자들이었다.
한화오션의 행정소송건도 같은 맥락에서 봐야 한다.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원·하청 관계에서 사용자성 논쟁이 심화되고 있다. 법안에서 사용자성의 적용 범위를 명확히 선을 긋지 않아서 벌어지는 일이다. 그러다 보니 사용자성을 따지는 문의가 잇따르고, 노동위원회의 판정기준은 사건마다 들쭉날쭉하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그렇다면 기업 입장에선 노동위의 판정에 승복하기보다 행정소송을 통해 합리적인 판단을 받아보고 싶을 것이다. 이번 행정소송이 사실상 첫 사례라는 점에서 유사한 불복이 줄을 이을 가능성도 높다. 법과 제도의 불안정성이 노동시장을 더욱 혼탁하게 만들고 있다.
이렇게 불안정한 제도를 방치했다간 정부의 제도에 대한 전반적 불신으로 이어질 것이다. 최저임금 심의는 해마다 벼랑끝 협상을 해도 주요 이해관계자의 입장이 반영되지 못한다.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내려진 사용자성 판단은 일관성이 없다. 이런 불확실한 관행이 반복된다면 노사 모두 결과를 승복하기보다 이의제기와 소송으로 맞설 것이다. 그 부담은 결국 갈등을 조정해야 할 행정력의 낭비로 이어질 뿐이다. 나아가 현장에서 갈등과 대치가 잇따른다면 생산성 역시 떨어질 게 뻔하다.
정부는 시대 현실과 동떨어진 낡은 노동 관련 제도를 하루빨리 손질하기 바란다. 최저임금을 적용할 때 업종별 지불방식을 엄밀히 검토해보면서 소상공인 자영업자에게 미칠 영향을 제대로 따져봐야 한다. 원·하청 관계에서 사용자성을 따지는 일도 노동위의 판단에 무조건 맡겨놓을 만큼 한가한 때가 아니다. 제도 하나를 뚝딱 만들어놓고 그 법에 따라 관행적으로 처리하는 방식은 이제 폐기해야 한다. 형식적 심의를 반복하며 갈등을 방치하는 방식은 혼돈만 키울 뿐이다. 지금이라도 원칙 있는 기준을 세우지 않으면 비용은 고스란히 노동시장 전체가 떠안게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