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저 사람 빼주면 안 돼요?" 하자...조재윤 때린 선배, 촬영장서 다가와 건넨 말

문영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사진=유튜브 채널 '선도부장 이종혁'
사진=유튜브 채널 '선도부장 이종혁'

[파이낸셜뉴스] 배우 조재윤이 대학 시절 선배로부터 당했던 가혹행위의 상처를 고백하며, 과거 예체능계에 만연했던 '군기 문화'의 폐해를 다시 한번 수면 위로 올렸다.

지난 23일 배우 이종혁의 유튜브 채널 '선도부장 이종혁'에는 서울예술대학교 동문인 조재윤과 이철민이 출연해 학창 시절 겪었던 부조리한 관행들에 대해 털어놨다.

이날 방송에서 출연진들은 90년대 대학가에 뿌리 깊게 박혀 있던 '군기 문화'를 증언했다. 이종혁은 "1학년 당시 선배들이 규율을 잡는다는 명목으로 후배들을 엎드리게 하고 폭행했다"고 회상했고, 이철민 역시 "당시 우리 학번이 고생을 많이 했다"고 거들었다.

특히 조재윤은 대학 입학 직후 겪은 폭력의 기억을 생생하게 토로했다. 그는 "고학번 선배들이 신입생들을 앉혀놓고 각목으로 머리를 때렸다"며 "그 기억은 지금도 잊히지 않는다"고 당시의 공포를 전했다.

문제는 이러한 가해자들이 연예계라는 좁은 활동 영역에서 다시 마주치게 된다는 점이다. 조재윤은 "시간이 흐른 뒤 영화 촬영 현장에서 나를 때렸던 그 선배를 다시 만났다"고 밝혔다. 이어 "그 선배가 쉬는 시간에 다가와 '잘 지냈냐, 잘될 줄 알았다'며 아무렇지 않게 인사를 건넸지만, 맞았던 기억은 전혀 가라앉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당시의 고통이 여전했던 조재윤은 제작사 대표에게 조심스럽게 가해자의 교체를 요청하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결국 두 사람은 한 작품을 끝까지 촬영했으나, 조재윤은 "맞은 기억 때문에 끝까지 그 선배와는 가까워질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들의 대화는 당시 예체능계열 대학을 중심으로 '전통'이나 '규율'이라는 이름하에 자행된 구조적 폭력의 단면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90년대 대학가에서는 선배가 후배에게 가하는 집합, 얼차려, 상습적인 구타 등이 인격 수양이라는 명목으로 용인되거나 은폐되기 일쑤였다.

인권 전문가들은 이러한 대학 내 가혹행위가 단순한 '학풍'이 아닌, 헌법이 보장하는 신체의 자유와 행복추구권을 침해하는 명백한 범죄 행위이자 인권 침해라고 지적한다. 특히 폐쇄적인 직업 생태계 속에서 가해자가 아무렇지 않게 활동을 이어가는 상황은 피해자에게 2차 가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과거의 관행이라 치부하기에는 피해자가 겪는 신체적·정신적 외상이 너무나 크기에, 대학 및 연예계 내 폭력 근절을 위한 지속적인 자정 노력과 인권 감수성 교육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email protected]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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