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 민낯"이라며 서울역·구룡마을 찍은 日유튜버…"사실적인 영상" vs "자극적 왜곡" 논란
서울역 노숙인과 강남 구룡마을 판자촌을 찍어 "한국 경제의 민낯"이라고 소개한 일본 유튜브 영상이 논란이 되고 있다. "화려한 한국 사회의 이면을 있는 그대로 담았다"는 시각이 있는 반면, 맥락을 생략한 프레임 씌우기로 혐한(嫌韓) 정서를 자극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28일 SBS, 머니투데이 등에 따르면 지난 23일 일본의 여행 유튜브 채널 '시즈카짱의 아시아 산책'에 '한국의 수도 서울역 앞에서 본 광경, 한국 경제의 민낯'이라는 제목의 12분짜리 영상이 올라왔다.
운영자는 영상 설명글을 통해 "월드컵 기간에 서울을 발길 닿는 대로 걸었다"고 밝혔다. "반도체 호황이라고들 하지만 한국 경제가 실제로는 힘든 것 아니냐"며, "뉴스나 통계만으로는 알 수 없는 현실을 직접 걸으며 확인해 보겠다"고 덧붙였다.
영상에 담긴 것은 서울역 지하차도와 역 주위에서 촬영한 노숙인들의 모습이었다. 텐트를 치거나 돗자리를 깔고 누운 노숙인, 비둘기 떼 사이에 매트리스를 펴고 누운 노숙인 등의 장면이 주를 이뤘다.
운영자는 영상에서 "반도체 경기로 모두 싱글벙글한 걸까요"라는 질문을 던지고는 "아니다. 아침은 거리에서 보내고 있는 듯 보인다"며 서울역 주변 노숙인들의 모습을 비췄다.
해당 영상은 공개 나흘 만에 조회수 21만회를 넘겼고, 댓글도 580개를 넘어섰다.
댓글 창에는 "평생 갈 일 없는 한국의 일상을 촬영해줘서 감사하다"며 한국에 대한 비호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거나 "일본을 추월해 훨씬 앞서가고 있는 것 같다" 등 비꼬는 댓글이 달렸다.
일부 현지 누리꾼들은 "한국은 일본보다 인구는 적은데 노숙인은 일본의 5배", "한국이 숨기고 싶어하는 진실" 등의 댓글을 달기도 했다.
그러나 이는 양국의 통계 기준조차 확인하지 않은 왜곡이다. 보건복지부의 '2024년 노숙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거리 노숙인'은 1349명이다.
반면 일본 후생노동성이 지난해 발표한 '개수조사' 기준 일본의 거리 노숙인은 2591명으로, 거리 노숙인 수만 놓고 보면 일본이 한국보다 2배가량 많다.
또한 지난 27일 업로드된 구룡마을 영상 역시 현시점의 행정적 맥락이 생략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영상은 구룡마을을 '방치된 위험한 빈민가'처럼 다뤘지만, 실제 구룡마을은 토지 수용을 마치고 본격적인 재개발 착수 단계에 들어선 곳이다.
서울시와 SH공사는 토지 보상비로만 1조1000억 원을 책정해 지난해 8월 보상 및 수용 절차를 마쳤다. 토지 소유자 1인당 평균 보상액도 약 44억원 수준이다. 서울시는 이곳에 최고 30층, 총 3739가구 규모의 대단지 아파트를 건립할 계획이며, 오는 2027년 착공을 앞두고 있다.
해당 영상에는 구룡마을 주민들의 모습은 담겼지만, 정작 이 공간이 수조원대 보상과 재개발 절차가 진행 중인 사업지라는 핵심 맥락은 빠진 셈이다.
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노숙자는 어느 나라에나 존재하는 도시 문제인데 국가 경제력과 연결 지었다", "있는 그대로를 찍은 것은 자유지만, 맥락 없는 왜곡된 프레임이 혐한 댓글의 장이 되고 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email protected] 성민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