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누구까지 실수요자인가...대출규제 완화 기준 '난제'

이주미 기자
파이낸셜뉴스
24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아파트 단지 등 주거 지역이 내려다보이고 있다. 뉴시스
24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아파트 단지 등 주거 지역이 내려다보이고 있다.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정부의 종합 부동산 대책 마련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실수요자 기준을 두고 금융당국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가계대출 총량 관리 원칙을 유지한 채 예외만 확대하는 현재의 방식은 형평성과 정책 신뢰를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주택 공급과 금융·세제를 아우르는 종합부동산대책에 담을 실수요자 핀셋 지원 방안을 놓고 고심 중이다. 청년과 신혼부부, 서민 등 실수요자에 한해 일부 대출규제를 완화해주는 방법 등을 고민하고 있다.

가계대출 총량 관리 대상에서 청년과 신혼부부 등 실수요자 관련 대출을 제외하는 방식이 거론된다. 올해 초 금융당국은 가계대출 총량 증가율 목표치로 1.5%를 제시하면서 정책서민금융이나 민간 중금리대출 취급분 등은 반영하지 않은 바 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도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핀셋 지원으로 (가계대출 관리) 기조는 저해하지 않으면서 청년·신혼부부 등 실수요자의 불편함을 해소하도록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관건은 '실수요자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어떻게 마련하느냐'다. 현재의 대출총량 규제 기조를 고수한 채 예외 대상만 늘리는 방식으로는 형평성과 공정성 논란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가계대출 관리의 명확한 원칙 없이 이슈가 되는 특정 사례를 중심으로 땜질식 처방하는 방안은 정책의 일관성과 효과를 떨어트린다는 지적도 나온다.

당국이 현재 검토하는 이주비대출과 중도금대출, 잔금대출 등 '집단대출'을 가계대출 총량 관리 대상에서 제외하는 안이 대표적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부동산 국민 대토론회에서 가계대출 총량규제로 잔금대출을 받지 못해 입주가 막힌 사연을 듣고 보완대책을 주문하자 금융위는 곧바로 검토에 착수했다. 지난 28일에는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여신담당 부행장들을 소집해 잔금대출 애로와 보완 방안을 논의했다.
가계대출 총량규제로 인한 실수요자들의 피해를 줄곧 외면하던 금융당국이 대통령의 문제제기에 즉각 정책 개선에 나서는 것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그간 은행들이 총량 목표치 달성을 위해 대출 조이기에 돌입하며 무주택 실수요자와 분양 잔금을 앞둔 차주들의 자금조달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지만 당국은 대출 규제 원칙을 고수해왔다.

금융권 관계자는 "땜질식 정책이 이어지고 있어서 은행들 입장에서는 난감한 상황"이라며 "토론회에서 건의된 잔금대출, 중장년 무주택자, 청년 캥거루족 등에 대한 대출 완화는 총량 규제 제도 자체에 대한 개선 없이는 힘들다"고 토로했다.

[email protected] 이주미 기자


#가계대출 총량규제 #은행들 #실수요자 #금융당국 #대출규제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