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맥주보리 '새호품' 제주서 키운다… 생산·건조·가공 기반 구축
제주 시험 수량 기존 품종보다 21% 많아
낮은 베타글루칸·높은 추출률로 양조 적합
올해 8.3㏊ 재배해 27.6t 수확
함덕농협에 건조·선별 장비 구축
사업비 2억2300만원… 8월 말 완료
2028년 농가 보급 목표 종자 증식 추진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맥주 제조에 적합하고 병해에도 강한 국산 신품종 맥주보리 '새호품'의 생산기반이 제주에 구축된다. 재배 확대에 맞춰 수확한 보리를 건조·선별하고 보관하는 시설까지 갖추면서 제주 맥류산업의 생산성과 품질 경쟁력을 높일 기반이 마련될 전망이다.
29일 제주특별자치도 농업기술원에 따르면 제주농업기술센터는 함덕농업협동조합을 대상으로 '맥류 생산·가공 활성화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총사업비는 2억2300만원이다.
새호품은 국립식량과학원이 개발한 맥주보리 신품종이다. 제주에서는 2022~2024년 지역 적응시험을 거쳐 재배 가능성과 생산성을 확인했다.
이 품종은 맥주 제조 과정에서 품질에 영향을 주는 베타글루칸 함량이 기존 품종보다 낮다. 맥아에서 맥즙 성분이 추출되는 비율은 83.4%로 기준치인 80.5%보다 높아 맥주 원료로 활용하기에 적합하다.
흰가루병과 보리호위축병에도 강하다. 흰가루병은 잎과 줄기에 흰 가루 모양의 곰팡이가 생겨 생육을 떨어뜨리는 병이다. 보리호위축병은 보리의 성장을 억제하고 수확량을 감소시키는 토양 전염성 병해다.
생산성도 높다. 제주지역 시험에서 새호품의 10a당 수량은 476kg으로 기존 품종인 '호품'의 393kg보다 21% 많았다. 전국 평균 수량은 10a당 488kg으로 호품보다 11% 증가했다.
올해 제주지역 새호품 재배 면적은 당초 목표인 8㏊를 웃도는 8.3㏊까지 확대됐다. 수확량은 27.6t이다.
재배 면적이 늘어도 수확 후 건조와 선별 시설이 부족하면 품질이 고르지 못하고 처리 비용이 높아질 수 있다. 제주농업기술센터는 생산 이후 단계의 문제를 줄이기 위해 함덕농협에 원료곡 처리시설을 구축하고 있다. 현재까지 곡물건조기 5대와 곡물을 선별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먼지와 이물질을 빨아들여 제거하는 배습 정선 집진기 5대, 자동 톤백 저울 1대를 설치했다.
곡물건조기는 수확한 보리의 수분을 일정하게 낮춰 변질을 막고 저장성을 높인다. 자동 저울과 선별 장비를 함께 사용하면 작업시간을 줄이고 원료곡의 무게와 품질도 균일하게 관리할 수 있다. 제주농업기술센터는 8월 말까지 곡물건조 자동화시스템과 생산 기자재를 추가 설치해 사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2027년에는 새로 구축한 건조시스템의 생산성과 경영성과를 분석한다. 건조·선별 비용 절감 정도와 품질 향상 효과 등을 살펴 새호품 재배 확대와 제주 맥류산업 육성 자료로 활용할 방침이다.
종자 공급체계도 함께 마련한다. 제주도 농산물원종장은 새호품의 안정적인 보급을 위해 종자를 단계별로 증식하고 있다.
현재 품종 증식의 출발 단계인 원원종 생산을 마쳤으며 올해 가을부터 원종 생산에 들어간다. 이후 보급종 생산을 거쳐 2028년부터 농가에 공급한다는 목표다.
종자 생산과 건조·선별 시설이 함께 갖춰지면 농가는 품질이 확인된 종자를 안정적으로 공급받고, 수확한 보리도 지역에서 처리할 수 있다. 국산 맥주보리의 재배부터 원료곡 공급까지 이어지는 지역 생산체계를 구축하는 작업인 셈이다.
오승협 제주농업기술센터 농촌지도사는 "시범사업과 종자 생산·공급체계 구축을 통해 새호품의 안정적인 생산과 보급 기반을 마련하겠다"며 "제주지역에 적합한 우수 품종을 지속해서 보급해 맥류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정용복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