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바닷길도 '가상도로'로… 위성곤 제주지사, 국토부에 거리등가제 건의
한국마사회 제주 이전 정부 지원 요청
국내선 공급좌석 회복·공항 수용력 재검토
해상·육상 운임 차액 국가가 보전
관광형 자율주행 실증도시 조성 제안
금백조로 확장 국비 지원계획 반영 건의
제주형 광역교통 제도·지원체계 마련 촉구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제주와 내륙 사이 해상 운송구간을 법적인 도로로 간주해 추가 물류비를 지원하는 '거리등가제' 도입이 정부에 건의됐다. 한국마사회 제주 이전과 항공 공급좌석 확대, 관광형 자율주행 실증도시 조성 등 제주 균형성장을 뒷받침할 교통·산업 과제도 함께 제시됐다.
29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위성곤 제주도지사는 이날 서울에서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을 만나 제주지역 교통·물류 여건 개선과 공공기관 이전, 미래산업 육성을 위한 정부 지원을 요청했다.
위성곤 지사가 건의한 주요 현안은 △한국마사회 등 2차 공공기관 제주 이전 △제주노선 항공 공급 확대 △거리등가제 도입 △관광형 자율주행 실증도시 조성 △지방도 1124호선 확장 국비 지원 △제주형 광역교통체계 구축이다.
공공기관 이전 분야에서는 한국마사회를 핵심 대상으로 제시했다. 제주가 전국 말 사육두수의 54.7%, 국내산 경주마 생산의 91.5%를 차지하는 만큼 말산업 전담기관을 지역 산업기반과 연결해야 한다는 논리다. 한국마사회가 제주로 이전하면 말 생산과 육성, 조련, 경마, 관광·치유산업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강화할 수 있다는 게 제주도의 구상이다.
제주노선 국내선 공급좌석을 조속히 회복하고 제주공항의 수용 능력을 다시 검토해 달라는 요청도 전달했다. 항공편과 좌석 감소로 도민의 이동권이 제약되고 관광객의 제주 접근성도 떨어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거리등가제는 제주와 내륙을 잇는 해상 운송구간을 법적인 '가상도로'로 인정하는 제도다. 같은 거리의 내륙 도로운송비보다 추가로 발생하는 해상 운임을 국가가 보전해 섬 지역의 구조적인 물류비 부담을 낮추는 방식이다.
제주에서는 농수축산물과 생활필수품, 산업 원자재 대부분을 선박으로 운송한다. 해상 운임이 생산비와 소비자 가격에 반영되는 만큼 거리등가제 도입은 농어업인과 기업, 소비자의 비용 부담을 줄이는 정책으로 꼽힌다.
제주를 관광형 자율주행 실증도시로 조성하기 위한 지원도 요청했다. 관광객 중심의 복합적인 이동수요와 높은 렌터카 이용 비중, 도심·농촌·해안도로가 혼재한 교통환경을 자율주행 기술 검증에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
관광지와 공항·항만을 연결하는 자율주행 서비스를 실증하면 교통약자 이동지원과 관광객 분산, 대중교통 취약지역 보완 등 제주형 이동서비스 개발로 연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지방도 1124호선인 금백조로 확장사업을 제3차 노후국도·노후교량 개선계획에 반영해 국비를 지원해 달라는 건의도 이뤄졌다.
제주도는 도로 확장과 함께 제주형 광역교통체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개선하고 국가 지원 근거를 마련해 달라고 요청했다. 단일 광역자치단체이자 섬 지역이라는 특성에 맞는 별도의 교통정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위성곤 지사는 "건의한 과제는 제주만을 위한 특혜가 아니라 국가균형발전과 교통·물류 개선, 미래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함께 풀어야 할 국가적 과제"라며 "제주의 여건과 특성이 정부 정책에 충분히 반영되도록 관심과 지원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김윤덕 장관은 "제주지역 현안과 건의사항을 살펴보고 관계 부서와 함께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제주도는 국토교통부와 과제별 실무 협의를 이어가며 정부 정책과 국가계획, 예산사업에 관련 내용이 반영되도록 후속 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email protected] 정용복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