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10곳 장기계약… 초격차 투자로 반도체 생산능력 확대"
SK하이닉스 '고점론' 정면돌파
역대급 실적에도 우려 확산에
중장기 수요 사이클 적극 대응
연내 40조원대 투자 계획 공개
"내년 이후에도 AI투자·수요 견조"
무리한 증설 경쟁 우려에 선그어
추가 주주 환원방안도 공개 예정
SK하이닉스가 29일 글로벌 빅테크 기업 10여곳과 장기공급계약(LTA)을 체결한 사실을 이례적으로 공개했다. 올해 40조원 후반대 투자집행 계획도 함께 제시했다. 최근 확산되고 있는 '반도체 고점론'을 정면으로 돌파해가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역대 최대 분기 실적에도 고대역폭메모리(HBM) 가격 상승세 둔화와 인공지능(AI) 투자 사이클 정점 우려가 증폭되며, 시총은 3개월 만에 1000조원 가량 증발한 상태다. SK하이닉스는 중장기 수요 사이클에 대한 적극적 대응으로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켜나간다는 방침이다.
■장기 계약·40조 투자 승부수
SK하이닉스는 29일 올해 2·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메모리 반도체 계약과 관련해 "계약 기간은 통상 5년이지만 고객과 제품에 따라 조건은 달라질 수 있다"며 "시장 변동성에 대응할 수 있도록 다양한 계약 방식을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메모리 업황 변동성을 고려해 중장기 구매 약정과 예치금 등을 활용, 계약 이행력을 높이고 단기 가격 변동 영향을 최소화하겠다는 설명이다. 이미 핵심 고객사를 포함한 글로벌 빅테크 10여곳과 장기공급계약 협상을 마무리했으며 추가 고객사와도 협의를 진행 중이다.
업계는 이번 계약을 두고 AI 메모리 수요가 장기간 이어질 것이라는 자신감의 표현으로 해석한다. 장기 수요를 확보하면 업황 변화에 따른 판매량 변동을 줄이고 생산과 투자 계획의 불확실성도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날 주가는 역대 최대 분기 실적에도 HBM 가격 상승세 둔화와 AI 투자 사이클 정점 우려가 부각되며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에 대해 SK하이닉스는 "주요 클라우드서비스사업자(CSP)의 AI 투자는 검색과 광고,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등 본업 경쟁력과 직결된다"며 "내년 이후에도 AI 인프라 투자는 견조하게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고객 수요가 확인된 이후 투자를 집행하는 만큼 과거 메모리 호황기와 같은 무리한 증설 경쟁과는 성격이 다르다는 설명이다.
이를 기반으로 SK하이닉스는 올해 40조원 후반대 투자를 집행해 생산능력 확대에 속도를 낸다. 청주 M15X 양산 일정을 앞당기고 내년 초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1기 팹 클린룸 가동을 시작할 계획이다. 첨단 패키징 공장 P&T7과 신규 낸드 생산기지 M17 투자도 순차적으로 추진한다.
HBM4는 2·4분기부터 주요 고객사에 양산 공급을 시작했으며 하반기 생산량을 본격 확대한다. 차세대 제품인 HBM4E도 고객사 샘플 공급을 마치고 내년 양산을 목표로 개발을 진행 중이다.
■"연내 추가 주주 환원책 공개"
SK하이닉스는 AI 시대 대규모 투자와 함께 주주환원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일본 키옥시아 지분 매각과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발행 등을 통해 현금 여력이 대폭 확대된 만큼 연내 추가 주주환원 방안을 공개할 예정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재산분할 소송 파기환송심 판결 이후 계열사 차원의 배당 확대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는 상황이다. 최 회장은 판결이 확정되면 9440억원의 재산분할금을 마련해야 한다. 경영권과 직결된 SK㈜ 지분을 대규모로 처분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주식 담보대출이나 비상장 자산 매각, 지주사 배당 확대 등이 대안으로 거론된다. SK텔레콤 등 배당 여력이 높은 계열사의 배당이 확대될 경우 SK㈜의 현금 흐름 개선 및 최 회장의 배당 재원 확충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AI 시대의 구조적 성장 기회를 선점하기 위한 투자와 안정적인 재무구조 유지, 주주가치 제고 간 균형을 자본배분의 목표로 하고 있다"며 "투자 규모가 확대되더라도 강화된 현금창출력을 바탕으로 미래 성장 투자와 재무건전성을 확보하면서도 주주환원을 의미 있게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이동혁 정원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