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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고율관세'에도 中 질주…세계 주요 품목 40%서 점유율 확대

서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배터리·EV·IT까지 세계 시장 점유율 확대
67개 품목 중 25개서 점유율 확대..美 견제 무색

세계 최대 배터리업체인 중국 CATL. 출처=연합뉴스
세계 최대 배터리업체인 중국 CATL. 출처=연합뉴스
'美 고율관세'에도 中 질주…세계 주요 품목 40%서 점유율 확대

【파이낸셜뉴스 도쿄=서혜진 특파원】중국 기업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고율 관세에도 지난해 세계 주요 제품·서비스의 약 40%에 해당하는 품목에서 시장점유율을 늘린 것으로 조사됐다. 전기차와 배터리뿐 아니라 스마트워치와 태블릿 등 디지털 제품까지 중국 기업들의 약진이 이어지면서 미국의 대중 견제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30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세계 경제에서 중요한 제품·서비스 67개 품목을 대상으로 상위 5개 기업의 시장점유율을 조사한 결과 중국 기업은 37개 품목에서 상위 5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이 가운데 약 70%인 25개 품목에서 점유율을 확대했다. 전체 조사 대상의 약 40%에 해당하는 규모다.

세계 1위 품목 수는 미국이 23개로 가장 많았지만 전년(27개)보다 줄었다. 중국은 19개로 1개 늘었고 일본도 10개로 1개 증가했다.

중국의 점유율 확대가 가장 두드러진 분야는 전기차 배터리다.

차량용 리튬이온 배터리 시장에서 중국 CATL은 점유율 40.8%(전년 대비 4.2%p 상승)로 1위를 유지했고 비야디(BYD)도 17.0%(1.2%p 상승)로 뒤를 이었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과 일본 파나소닉에너지는 점유율이 하락했다. 이에 따라 중국 업체들의 합산 점유율은 57.8%로 1년 새 5.4%포인트 확대됐다.

전기차 시장에서도 BYD는 점유율 14.5%를 기록하며 11.3%의 테슬라를 제치고 세계 1위에 올랐다. 3위인 중국 지리자동차도 점유율을 늘렸다. 미국의 100% 관세로 중국산 전기차의 미국 시장 진출은 사실상 막혔지만 중국 업체들은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해외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 태국에서는 BYD 등 중국 브랜드의 전기차 시장 점유율이 20%를 넘어섰다.

디지털 기기에서도 중국 기업들의 존재감은 커졌다.

스마트워치 시장에서 화웨이는 점유율을 17%까지 끌어올리며 23%로 1위를 유지한 애플과의 격차를 3%p로 좁혔다. 태블릿 시장에서도 애플(35%)과 삼성전자(19%)의 점유율은 정체 또는 하락한 반면 화웨이, 레노버, 샤오미는 각각 1~2%p씩 점유율을 확대했다.

중국 기업의 점유율이 감소한 품목은 11개로 전년(15개)보다 오히려 줄었다. 다만 상위 5개 업체 중 4곳이 중국 기업인 감시카메라 시장에서는 보안 우려 등의 영향으로 중국 기업들의 점유율이 1.9%p 감소했다.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해 중국산 제품에 한때 최대 145%의 관세를 부과했지만 중국 기업들은 미국 대신 다른 지역으로 수출을 확대하며 충격을 흡수했다. 중국의 지난해 무역흑자는 약 1조2000억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반면 미국 기업은 상위 5위에 미국 기업이 포함된 42개 품목 가운데 26개 품목에서 점유율이 하락했다. 전기차는 물론 라우터와 서버 등에서도 경쟁력이 약화됐다. 일본은 12개 품목에서 점유율을 늘렸으며 장기간 부진했던 조선업도 증가세로 돌아섰다.
소노다 나오타카 PwC컨설팅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에서는 기업 간 과당경쟁인 '네이쥐안(内巻)'으로 많은 기업이 도태되고 있지만 살아남은 기업들은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동시에 높여 세계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중국 기업의 점유율 확대가 계속 이어질지는 미지수라고 전망했다. 사이토 나오토 다이와종합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각국이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를 강화할 가능성이 있어 중국의 점유율 확대 속도가 둔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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