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비비면 시원? 알레르기성 결막염 더 심해지는 최악의 습관 [Weekend 헬스]
한해 200만명 병원 찾는 흔한 질환
충혈·부종·이물감·점액성 분비물 등
봄에 주로 발생하지만 계절과는 무관
체질적인 요인이 작용하는 경우 많아
전염되는 바이러스성 결막염과 구분
"전문의 진단 받고 초기에 치료해야"
눈이 가렵고 충혈되면 흔히 '눈병'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알레르기성 결막염일 가능성도 있다. 알레르기성 결막염은 꽃가루뿐 아니라 집먼지 진드기, 동물의 털, 곰팡이, 미세먼지 등 다양한 물질에 눈이 과민하게 반응하면서 생긴다. 특히 가려움을 참지 못하고 눈을 반복해서 비비면 염증이 심해지고 각막까지 손상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방심하면 재발… 눈 비비는 습관 고쳐야
30일 보건의료빅데이터개방시스템에 따르면 건강보험 진료를 받은 알레르기성 결막염 환자는 2021년 182만5108명에서 2023년 199만252명으로 늘었다. 2024년에는 188만9380명으로 줄었다가, 지난해 다시 192만1115명으로 증가했다. 알레르기성 결막염은 매년 180만~200만명가량이 진료를 받을 만큼 흔한 질환인 셈이다. 다만 이 통계는 건강보험 진료를 받은 수진자 수로, 같은 사람이 여러 차례 진료를 받아도 1명으로 집계된다.
알레르기성 결막염의 대표적인 증상은 눈 가려움이다. 충혈과 이물감이 나타나기도 하고 눈꺼풀이 붓거나 끈적한 점액성 분비물이 생길 수도 있다. 알레르기 비염이나 아토피 피부염이 있는 사람에게서 더 잘 나타나며 소아와 젊은층에서도 비교적 흔하다.
한길안과병원 정인권 진료과장(사진)은 "알레르기성 결막염은 봄철에 많이 발생하지만 특정 계절에만 생기는 질환은 아니다"면서 "집먼지 진드기나 반려동물의 털처럼 계절과 상관없이 접하는 알레르기 유발 물질도 많아 1년 내내 증상이 반복되는 환자도 많다"고 말했다.
알레르기성 결막염은 증상이 가라앉았다고 바로 치료를 중단하면 다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알레르기는 체질적인 요인이 작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매년 특정 계절에 증상이 반복되는 사람은 알레르기 유발 물질에 노출되면서 다시 증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정 과장은 "증상이 좋아졌다고 약을 바로 중단하면 알레르기 반응이 다시 활성화될 수 있다"며 "증상이 반복되는 환자는 증상이 심할 때만 치료하기보다 전문의와 상담하면서 염증을 꾸준히 조절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눈 건강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단순히 눈이 가렵다고만 생각해 수개월간 방치하다 각막 미란이나 각막염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도 있다는 게 정 과장의 설명이다.
특히 알레르기성 결막염과 바이러스성 결막염은 초기 증상만으로 구분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알레르기성 결막염은 양쪽 눈에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지만 바이러스성 결막염은 한쪽 눈에서 시작해 반대쪽으로 번지는 경우가 흔하다. 바이러스성 결막염은 다른 사람에게 전염될 수 있다는 점도 다르다. 여름철 수영장이나 사람이 많은 곳을 다녀온 뒤 눈이 심하게 충혈되고 분비물이 생겼다면 알레르기성 결막염으로 단정하지 말고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정 과장은 "가려움이나 충혈이 수일 이상 지속되거나 반복된다면 안과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며 "특히 충혈이 심하거나 눈부심, 통증, 시력 저하가 나타나거나 한쪽 눈만 심하게 아픈 경우에는 다른 질환일 가능성도 있어 반드시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가려움·반응 억제하는 '듀얼 액팅' 점안제
치료는 증상과 염증 정도에 따라 달라진다. 대표적으로 항히스타민제와 비만세포 안정제가 사용된다. 항히스타민제는 알레르기 반응으로 발생하는 가려움을 줄이고, 비만세포 안정제는 알레르기 반응 자체를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최근에는 두 가지 작용을 함께 하는 '듀얼 액팅' 점안제도 초기 치료에 많이 활용된다.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스테로이드 점안제를 단기간 사용하기도 한다. 다만 장기간 사용할 경우 안압 상승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어 의료진의 관리가 필요하다. 장기간 점안제가 필요한 환자라면 보존제 유무와 사용 횟수, 증상의 반복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치료제를 선택해야 한다.
생활습관을 통한 관리도 중요하다. 알레르기성 결막염은 알레르기 유발 물질에 노출되는 것을 줄이는 것이 기본이다. 외출 후에는 손과 얼굴을 깨끗하게 씻고, 꽃가루가 많이 날리는 시기에는 선글라스나 보호안경을 착용하면 알레르기 유발 물질이 눈에 직접 들어가는 것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눈을 비비지 않는 것이다. 가려움 때문에 눈을 비비면 일시적으로 시원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염증을 악화시키고 각막 표면에 손상을 줄 수 있다. 손에 묻은 세균이나 이물질이 눈에 들어갈 위험도 있다.
정 과장은 "가렵다고 눈을 비비면 염증이 더 심해질 뿐 아니라 각막까지 손상될 수 있다"며 "알레르기성 결막염은 흔한 질환이지만 가볍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증상이 반복된다면 임의로 약을 끊기보다 안과 전문의와 꾸준히 상태를 확인하면서 자신에게 맞는 치료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mail protected] 정상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