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韓 3% 성장·日 0.9%로 하향, 반도체가 갈랐다
삼성전자 대규모 이익, 경제에 서광
반도체 없는 일본, 되레 성장률 내려
삼성전자가 올해 2·4분기에 89조4924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고 30일 공시했다. 지난해 동기보다 1813.8% 증가한 것으로 3분기 연속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반도체 부문만 이익이 89조원을 넘는다.
전날 분기 실적을 발표한 SK하이닉스와 함께 한국 반도체 기업들은 역대 최고의 호황기를 맞고 있다. 삼성전자의 주당 순이익은 1만849원으로 글로벌 테크기업 가운데 최고 수준이다. 한때 고대역폭메모리(HBM) 개발 지연으로 우려를 샀던 삼성전자가 단기간에 세계 최고 기업으로 올라선 것은 경하할 일이다.
다만 걱정스러운 것은 경기 사이클처럼 오르내리는 반도체 경기가 얼마나 지속될까 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D램과 낸드 모두 공급 요청이 이어지고, 거의 모든 고객이 다년 공급 계약을 바라고 있다며 당분간 매출 부진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5대 글로벌 데이터센터 고객사와 계약을 마쳤고, 인공지능(AI) 수요와 연관된 5개 대형 고객사와도 협상이 끝나가는 단계라는 것이다.
말대로만 진행된다면 삼성전자는 물론이고 우리 경제는 앞으로 몇년간은 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될 듯하다. 비록 반도체 의존도가 높기는 하지만 반도체의 경제 기여도는 그만큼 커서 국가 차원에서 봐도 이런 효자가 없다. 한국의 성장률이 3%를 넘어서고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드디어 4만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기대되는 것은 오로지 반도체 덕이다.
반도체 산업이 취약한 일본은 이날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3%에서 0.9%로 하향 조정했다. 일본의 사례는 왜 우리가 앞으로도 반도체를 포함한 첨단산업 육성에 총력을 기울여야 하는지 잘 보여준다. 일본도 한때 반도체 주도국이었지만 시장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산업이 쇠락하고 말았다.
삼성전자는 물론이고 국가 차원에서도 최고 실적 달성에 만족하거나 자만에 빠지는 것은 금물이다. 대만과 미국 등 주요 경쟁국들이 한국 반도체 산업의 급성장을 두고만 보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어떻게 하면 치열한 경쟁에서 이기고 추격을 뿌리칠 수 있을지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
경쟁국들은 정부의 대대적인 지원 아래 천문학적 자금을 쏟아부으며 서로 앞서 나가려고 혈안이 돼 있다. 그중에서도 후발주자인 중국의 급부상은 앞으로 큰 위협이 될 것이다. 한순간이라도 기술개발을 게을리하다가는 우리도 선두에서 다시 떨어질 수 있다. 그것은 곧 나라경제가 어려워진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올해 전에 보지 못한 규모의 막대한 영업이익을 낼 것이다. 그러나 큰 규모의 이익이 났다고 해서 성과급 등으로 나눠 먹을 계제는 아님을, 정부나 임직원이나 전쟁과도 같은 경쟁이 벌어지는 세계 반도체 시장을 보면서 스스로 깨달아야 한다.
경쟁에서 이길 원천은 투자력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투자계획을 보면 수백조원의 이익을 내도 풍족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용인과 서남권 팹(공장) 건설에 투입할 재원만 해도 그 이상이다. 미국 등 해외 공장 건설에도 앞으로 많은 돈을 쏟아부어야 한다.
버는 만큼 투자해서 더 큰 이익을 내고 그 이익으로 다시 투자하는 선순환의 고리를 만들어가야 한다. 사원들의 협조 없이는 어렵다. 게다가 정부까지 나서 이익을 나눠줄 궁리를 하니 큰 이익이 나도 걱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