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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감귤하우스 지붕이 발전소로… 태풍 견디는 'RE100 온실' 만든다

정용복 기자
파이낸셜뉴스

필름형 태양광 내재해 표준모델 개발
태풍·적설 견디는 구조 안전성 검증
24kW 필름형·20kW 패널형 실증
ESS·히트펌프 연계 감귤 생산 시험
농가 전기요금·탄소배출 동시 절감
표준화 마치면 농가 보급 기반 마련

서귀포시 강정동 제주도 농업기술원 연구시설의 감귤하우스 지붕에 검은색 필름형 태양광 발전설비가 길게 설치돼 있다. 농업기술원은 태풍과 적설에도 견딜 수 있는 ‘RE100 하우스 내재해형 표준모델’을 개발해 농가 보급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농업기술원 제공
서귀포시 강정동 제주도 농업기술원 연구시설의 감귤하우스 지붕에 검은색 필름형 태양광 발전설비가 길게 설치돼 있다. 농업기술원은 태풍과 적설에도 견딜 수 있는 ‘RE100 하우스 내재해형 표준모델’을 개발해 농가 보급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농업기술원 제공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제주 감귤하우스 지붕에서 전기를 생산하고 농업용 에너지까지 충당하는 'RE100 온실' 표준모델 개발이 추진된다. 제주지역의 강한 태풍과 적설에도 견딜 수 있는 구조 기준을 마련해 농가가 안심하고 필름형 태양광을 설치할 수 있도록 하는 사업이다.

31일 제주특별자치도 농업기술원에 따르면 필름형 태양광 발전시설을 농가에 보급하기 위한 '재생에너지 100% 하우스 내재해형 표준모델' 개발에 착수했다.

RE100은 사용하는 전력을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로 충당하는 체계를 뜻한다. 농업 분야에서는 난방과 환기, 관수 등 생산 과정에 필요한 전력을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적용된다.

이번 사업의 핵심은 필름형 태양광을 설치한 시설하우스의 구조 안전성을 확보하는 데 있다. 제주지역은 태풍과 강풍의 영향이 큰 만큼 발전설비 자체의 성능뿐 아니라 하우스 전체가 기상재해를 견딜 수 있는지가 농가 보급의 선결 조건이다.

농업기술원은 필름형 태양광 시설이 설치된 하우스의 규격과 구조를 새로 설계하고 구조 안전성 검토를 진행한다. 이후 내재해형 시설 인증 절차를 밟아 표준모델로 확정할 계획이다.

내재해형 시설은 태풍과 폭설 등 자연재해에 견딜 수 있도록 구조와 자재 기준을 충족한 농업시설이다. 인증을 받으면 농가가 시설을 설치할 때 안전성을 판단할 수 있는 기준으로 활용할 수 있다.

농업기술원은 지난해부터 서귀포시 강정동 연구시설에서 RE100 감귤 생산 실증도 진행하고 있다. 실증시설에는 24kW 규모의 필름형 태양광과 20kW 규모의 패널형 태양광이 함께 설치됐다. 에너지저장장치와 히트펌프를 연계해 감귤 재배 과정에서 생산한 전력을 실제 농업에 활용할 수 있는지 검증하고 있다.

에너지저장장치는 낮에 태양광으로 생산한 전력을 저장했다가 발전량이 적은 시간대에 사용하는 설비다. 히트펌프는 외부의 열을 끌어와 시설 내부의 냉난방에 활용하는 장치다.

필름형 태양광은 기존 패널보다 얇고 가벼워 시설하우스 지붕에 직접 설치하기 쉽다는 장점이 있다. 별도의 대규모 부지를 확보하지 않고도 농작물 재배와 전력 생산을 동시에 할 수 있다.

다만 하우스 지붕을 덮는 태양광 필름이 작물의 일조량과 내부 온도, 습도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함께 살펴야 한다. 구조 안전성과 발전 효율뿐 아니라 작물 생육과 생산성까지 확인해야 농가 보급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제주도는 지난 1월 '제주 RE100 감귤 생산 선포식'을 열고 재생에너지를 활용한 감귤 생산모델 구축 계획을 제시했다. 표준모델이 완성되면 농가는 검증된 규격과 설치 기준을 활용해 필름형 태양광을 도입할 수 있다. 시설 피해에 대한 불안을 줄이고 설계와 시공 과정의 시행착오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태양광 발전량이 농업용 전력 수요를 안정적으로 충당하면 난방과 환기 등에 들어가는 전기요금 부담도 낮출 수 있다. 화석연료 사용을 줄여 농산물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을 감축하는 효과도 기대된다. 농업기술원은 앞으로 구조 안전성 시험과 시설 인증, 감귤 생육·발전량 분석을 병행해 농가 보급 가능성을 검토할 방침이다.

양철준 제주도 농업기술원 스마트기술팀장은 "농업 생산과 재생에너지 생산을 함께 실현하는 새로운 모델"이라며 "내재해형 표준모델을 개발해 농가의 에너지 자립과 농업 분야 탄소중립 기반을 넓히겠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정용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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