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시장개입 여부 말 못해" 美 "엔화 매우 저평가"
美도 "엔화 저평가" 인정
추가 개입·BOJ 금리 행보 촉각
【파이낸셜뉴스 도쿄=서혜진 특파원】가타야마 사쓰키 일본 재무상은 전날 밤 엔·달러 환율이 한때 달러당 157엔대로 떨어진 것과 관련해 "그 점에 대해서는 답변할 수 없다"며 "항상 긴장감을 갖고 대응하고 있다"고 31일 밝혔다. 외환시장 개입 여부에 대해서는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등에 따르면 가타야마 재무상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미무라 아쓰시 재무관도 "코멘트를 자제하겠다"며 개입 여부를 확인하지 않았다.
다만 미무라 재무관은 "미국 당국으로부터 단순한 정신적 지원을 넘어서는 지원을 받고 있으며 모든 사안에 대해 긴밀히 연락을 취하고 있다"며 "미국뿐 아니라 다른 국가들과도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BOJ)은 전날 밤 엔화 매수·달러 매도 개입에 나선 데 이어 미국 통화당국도 개입 직전 '레이트 체크(rate check)'를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30일(현지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개입 전 달러당 162.80엔 안팎에서 거래되다가 한때 157엔 후반대까지 급락했다. 이후 31일 도쿄 외환시장에서는 160엔 안팎에서 등락을 이어갔다.
■美 재무장관 "엔화 저평가" 확인
미국도 엔화 저평가를 공개적으로 인정했다. 미 재무부는 30일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이 "엔화는 매우 저평가돼 있으며 극도로 싼 수준"이라며 "일본 경제의 펀더멘털을 감안하면 엔화는 상승해야 한다"고 말했다는 폭스비즈니스 기자의 게시물 내용을 확인했다.
베선트 장관은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에 대해서도 "매우 인기가 높고 강력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정책 효과가 경제 펀더멘털에 반영되면 시장도 엔화 저평가를 인식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원화도 달러 대비 큰 폭으로 강세를 보이면서 시장에서는 한국 통화당국도 원화 매수 개입에 나섰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시장 "기습 개입 효과 컸다"
시장에서는 BOJ 금융정책결정회의 직전 예상 밖의 시점에 개입이 이뤄진 것이 환율 방어 효과를 키웠다는 평가가 나온다.
우에노 다이스케 미쓰비시UFJ모건스탠리증권 수석 외환전략가는 "시장에서는 BOJ 회의 이후 개입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지만 당국이 허를 찌르면서 투기 세력에 상당한 타격을 줬다"며 "160엔 선이 다시 위협받으면 추가 개입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8월에는 거래량이 줄어 작은 주문에도 환율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와카바야시 노리히로 스테이트스트리트은행 도쿄지점장은 "시장 참가자들이 앞으로 엔화 매도 포지션을 구축할 때마다 개입 가능성을 의식할 수밖에 없게 됐다는 점에서 이번 개입은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했다. 다만 "개입 효과는 일시적이며 장기적인 엔화 강세로 이어지려면 BOJ의 추가 금리 인상 등 통화정책 변화가 필요하다"며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의 기자회견 이후 추가 개입이 이뤄질 경우 엔·달러 환율이 155엔 수준까지 하락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아이자와 후미토 SMBC신탁은행 수석 시장분석가는 "깜짝 개입으로 단기적인 효과는 거둘 수 있지만 다카이치 사나에 정권의 적극적인 재정정책이 유지되는 한 엔화 약세 압력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이어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기습적으로 개입한 것은 미국과의 긴밀한 공조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8월 첫째 주 추가 개입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일본 정부와 BOJ는 지난 4월 말에도 엔화 매수 개입을 실시해 4월 28일부터 5월 27일까지 모두 11조7349억엔을 시장에 투입했다. 시장에서는 이번에도 단발성 개입에 그치지 않고 여러 차례에 걸쳐 환율 방어에 나설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email protected] 서혜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