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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 나면 임금 조정하겠다고?"…SK하닉 노조 '발끈'

김수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경기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 모습. /사진=뉴시스
경기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 모습.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SK하이닉스 노사가 지난해 향후 10년간 유지하기로 뜻을 모았던 성과급 제도를 1년 만에 다시 협상 테이블에 올린 가운데, 4차 본교섭에서도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다.

31일 연합뉴스 에 따르면 SK하이닉스 노조는 이날 4차 노사 본교섭 회의록을 공개했다.

회의록에 따르면 사측은 성과급 지급 방식 변경안과 적자 시 임금 조정 등을 포함한 임금체계 개편 방안을 제시했다.

노조는 "회사가 성과급의 절반을 훨씬 상회하는 수준을 주식으로 지급하고 일정 기간 매도를 제한하는 제안을 4차 본교섭까지 유지하고 있다"며 "여기에 더해 적자 발생 시 임금을 일시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방향에 대해서도 기존의 입장을 고수 중"이라고 밝혔다.

사측의 제안에 노측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맺은 노사 합의 취지를 훼손한다는 이유에서다.

사측은 노조에 "회사와 노조, 구성원이 함께 다양한 사회적 요구를 슬기롭게 헤쳐가고 이해관계자들의 공감을 받을 수 있는 방안이 절실하다"며 "지속가능한 제도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노동조합의 이해와 결단을 요청한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15일 대한상공회의소 제주포럼 기자간담회에서 성과급 논란에 대해 "구성원에게 가능한 많은 행복을 주고 싶지만 단서가 있다"며 "스테이크홀더(이해관계자)와 함께 행복해야 한다는 것으로, 구성원의 행복이 이해관계자를 침해한다면 지속가능한 행복을 위해 그 문제에 손을 대야 하는 상황"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앞서 SK하이닉스 노사는 지난해 교섭에서 영업이익의 10%를 재원으로 하는 초과이익분배금(PS) 상한을 없애고 이를 10년간 유지하기로 합의했다. PS 지급액의 80%는 그해 현금으로 지급하고, 나머지 20%는 매년 10%씩 2년에 걸쳐 나눠 지급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올해 교섭에서 회사가 성과급 일부를 주식으로 지급하는 새로운 방안을 제시하면서 성과급 체계가 다시 쟁점으로 떠올랐다.

전임직 노조는 지난 14일 열린 3차 본교섭에서 "회사가 제시한 성과급 안은 지난해 어렵게 마련한 합의의 취지와 기본 방향을 훼손하는 수준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발했다. 사무직 노조 역시 "성과급 기준이 변경되거나 손해가 발생하는 부분이 있다면 절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현재 SK하이닉스는 인공지능(AI) 메모리 호황에 힘입어 사상 최대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만 100조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을 기록했고, 증권가에서는 연간 영업이익이 250조원 안팎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 같은 전망치를 기준으로 전체 임직원 수(약 3만5000명)에 단순 대입하면, 1인당 평균 성과급은 세전 약 7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메모리 반도체는 업황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큰 대표적인 사이클 산업이다.

실제로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시장이 침체됐던 2023년 연간 7조70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최근 실적이 좋다고 해서 이러한 하락기가 다시 오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는 만큼, 사측의 이번 제시안을 두고 구성원들 사이에서는 반발 기류가 커지고 있는 분위기다.

한편 노사는 다음 달 4일 청주캠퍼스에서 5차 본교섭을 이어갈 예정이다. 노조는 5차 본교섭에서도 사측이 수정된 제시안을 내놓지 않을 경우 "필요한 행동에 나서겠다"고 예고해 협상이 장기화하거나 단체행동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크다.

[email protected]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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