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바다 29.3도까지 치솟았다… 넙치 3만2995마리 폐사
서귀포시 대정읍 양식장 6곳서 고수온 피해
서부지역 지하해수 이용 어려워 취약
피해 양식장 한 곳서 1만779마리 폐사
액화산소·취수관 연장 등 긴급 지원
염지하수 공공관정 개발도 검토 요청
재해보험 연계·유통 경쟁력 개선 추진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제주 연안 수온이 최고 29.3도까지 치솟으면서 서귀포시 대정읍 양식장 6곳에서 넙치 3만2995마리가 폐사했다. 지하해수를 활용하기 어려운 제주 서부지역 양식장은 자연해수 수온 상승에 직접 노출돼 액화산소 공급과 취수관 연장을 포함한 긴급 지원과 구조적 대책이 함께 요구되고 있다.
1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위성곤 제주도지사는 이날 서귀포시 대정읍 고수온 피해 양식어가를 찾아 넙치 폐사 상황과 양식시설을 점검하고 어업인들의 애로사항을 들었다.
위성곤 지사는 노을영어조합법인 양식장을 살펴본 뒤 최남단청정광어협동조합에서 현장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경철 제주도의회 보건복지안전위원장과 제주도 해양수산국·해양수산연구원, 대정지역 양식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제주도에 접수된 고수온 피해는 지난 7월 30일 기준 대정읍 양식장 6곳, 넙치 3만2995마리로 잠정 집계됐다.
이날 현장 점검이 이뤄진 노을영어조합법인에서는 평균 무게 770g가량의 넙치 1만779마리가 폐사했다. 해당 양식어가는 양식수산물 재해보험의 고수온 특약에 가입한 상태다.
제주 연안 표층수온은 지난 7월 30일 오전 11시 기준 평균 27.5도를 기록했다. 제주항 관측 수온은 29.3도로 도내 관측지점 가운데 가장 높았다. 제주도는 고수온 재난 위기경보 '심각Ⅰ' 단계에 따라 연안과 양식장 수온 관측, 현장 예찰을 강화하고 있다.
수온이 높아지면 물속 산소량이 줄고 양식어류의 호흡과 대사 부담이 커진다. 밀집 사육되는 넙치는 고수온이 이어질 경우 먹이 섭취 감소와 면역력 저하, 폐사 위험이 함께 높아질 수 있다.
특히 제주 서부지역은 수온이 낮은 지하해수를 충분히 이용하기 어려워 자연해수 수온 변화의 영향을 직접 받는다. 양식어가는 피해를 줄이기 위해 조기 출하와 사육밀도 조절, 산소 공급 확대, 급이량 조절 등에 나서고 있다.
간담회에 참석한 양식어업인들은 고수온 기간에 염지하수를 제한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공공관정 개발을 요청했다. 낮은 수온의 해수를 끌어올 수 있도록 취수관 연장사업을 확대하고 액화산소 지원과 재해보험료 지원도 늘려달라고 건의했다. 제주산 양식수산물의 가격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높은 물류비에 대해서도 실질적인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위 지사는 "액화산소 등 현장에서 시급한 지원 수요를 파악해 고수온 대응에 부족함이 없도록 하겠다"며 "취수관 연장사업의 확대 필요성도 함께 살피겠다"고 말했다. 이어 "염지하수 활용은 지하수 보전과 양식어가의 생존을 함께 고려해야 하는 사안"이라며 "관계 부서와 제도 개선 가능성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제주도는 올해 49억7800만원 규모의 5개 사업을 통해 고수온 피해 대응을 지원하고 있다. 재해보험료와 액화산소, 면역증강제, 산소공급장치 지원과 해수 취수관 연장사업 등이 포함됐다.
피해가 확인된 양식어가에는 현장조사와 재해보험을 연계해 경영 안정을 지원할 방침이다. 수온 상승이 장기화할 경우 액화산소와 산소공급장치 등 긴급 자원의 추가 투입도 검토한다.
제주도는 고수온 피해가 해마다 반복되는 만큼 단기적인 폐사 지원에 머물지 않고 양식시설 개선과 가공·유통·판로 확대를 포함한 중장기 경쟁력 강화 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위 지사는 "고수온과 생산비 상승, 물류·유통 여건 변화가 겹치며 제주 양식업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며 "신속한 피해 지원과 함께 반복되는 피해를 줄일 구조적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email protected] 정용복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