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 로켓, 5일 달과 '시속 8700km' 충돌...지구에서도 보인다
[파이낸셜뉴스] 1년 넘게 우주 공간을 떠돌던 미국 민간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로켓 잔해가 오는 5일 달 표면에 충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충돌로 달 표면에 대형 충돌구(크레이터)가 새로 생기고, 솟구치는 먼지와 파편 구름은 지구에서도 망원경을 통해 관측할 수 있을 전망이다.
2일 AP통신과 미국 우주 전문매체 스페이스닷컴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해 1월 15일 발사됐던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 상단부(2단 로켓)가 미 동부시간 기준 오는 8월 5일 오전 2시 34분(한국시간 5일 오후 3시 34분) 달 서쪽 가장자리에 위치한 '아인슈타인 분화구' 인근에 충돌할 것으로 예측됐다.
해당 발사체는 당시 미국 파이어플라이의 '블루고스트'와 일본 아이스페이스의 '리질리언스' 등 무인 달 착륙선 2기를 싣고 우주로 향했다. 발사 직후 1단 로켓은 지구로 귀환했으나, 착륙선을 목표 궤도에 올린 길이 약 12m, 무게 약 4.5t 규모의 2단 로켓은 임무 종료 후 고지구궤도에 방치돼 표류하다가 결국 달 충돌 궤도로 진입했다.
우주 추적 전문가 빌 그레이와 천문학계는 이 잔해가 시속 약 8700km(초속 2.43km)의 엄청난 속도로 달 표면에 부딪힐 것으로 내다봤다. 충돌 위력은 TNT 약 3t 규모 폭발력과 맞먹으며, 이로 인해 달 표면에는 지름 20~27m, 깊이 약 5m에 달하는 새로운 크레이터가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충돌 순간 발하는 섬광은 지속 시간이 1초 미만이어서 지구에서 맨눈으로 확인하기는 어렵지만, 파편과 먼지가 우주 공간으로 수 킬로미터 이상 솟구쳐 띠 형태로 퍼지면서 지구에서도 망원경을 통해 수십 분 동안 관측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충돌 전후 상황은 각국의 달 궤도 탐사선들이 밀착 기록할 예정이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달 정찰 궤도선(LRO)과 한국 항공우주연구원의 달 궤도선 '다누리(KPLO)'가 충돌 지점 주변 사진을 촬영해 영향을 분석한다.
미국 로스앨러모스 국립연구소의 벤저민 페르난도 연구원은 "다누리가 충돌 약 2분 전 로켓 잔해와 수 킬로미터 거리에 접근해 현장을 촬영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인공물이 우주 표류 중 달에 통제되지 않은 채 충돌하는 사례는 지난 2022년 중국 로켓 잔해 충돌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급증하는 우주 쓰레기 관리 체계 구축과 우주 교통 통제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하버드-스미스소니언 천체물리학센터 출신 조너선 맥도웰 연구원은 "이번 충돌 자체가 당장 달에 큰 문제가 되지는 않겠지만, 예측하기 어려운 궤도에 로켓 잔해를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페르난도 연구원 역시 "충돌 잔해가 향후 달에 상주할 우주비행사나 탐사 기지에 얼마나 큰 위험이 될지 파악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문영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