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농경지 가뭄 '감'으로 안 본다… 토양수분 관측망 74곳 가동
기존 AWS 39곳에 토양장력센서 추가 설치
별도 농경지 35곳엔 수분·장력센서 새로 구축
지역·토양별 수분 보유력과 건조 속도 반영
국가 농업가뭄망 제주 관측지점은 현재 2곳
연내 35곳서 작물이 쓸 수 있는 수분량 제공
가뭄 대응부터 작물별 관수 시기 판단 지원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강수량만으로 판단하던 제주 농경지 가뭄 대응이 토양 속 실제 수분 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방식으로 바뀐다. 같은 양의 비가 내려도 화산회토와 비화산회토, 유기물 함량에 따라 물을 머금는 정도와 건조 속도가 다른 제주 농경지 특성을 반영한 관측체계다.
2일 제주특별자치도 농업기술원에 따르면 도내 농경지 74개 지점에 토양수분 상시 관측체계를 구축해 가뭄 대응과 농업인의 적정 관수 판단을 지원한다.
농업기술원은 기존 자동기상관측장비(AWS) 39개 지점에 토양장력센서를 추가로 설치했다. 별도 농경지 35개 지점에는 토양용적수분센서와 토양장력센서를 새로 구축했다.
토양용적수분센서는 흙에 포함된 물의 양을 측정한다. 토양장력센서는 작물이 토양 속 물을 얼마나 어렵게 흡수하는지를 보여준다. 두 센서의 관측값을 함께 분석하면 물이 얼마나 들어 있는지뿐 아니라 작물이 실제로 이용하기 쉬운 상태인지까지 더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다.
관측지점은 제주 농경지의 지역별 분포와 토양 특성을 반영해 선정됐다. 도 전역을 4개 권역으로 나눠 지점을 고르게 배치하고, 토양 유기물 함량과 화산회토·비화산회토 분포를 함께 고려했다. 기존 자동기상관측망과 측정 범위가 겹치지 않도록 지점 간 거리도 조정했다.
같은 강수량을 기록해도 농경지마다 물 부족 정도는 달라질 수 있다. 물을 오래 머금는 토양과 빠르게 마르는 토양의 특성이 다르고, 작물 뿌리가 실제로 이용할 수 있는 수분량도 토양 구조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74개 지점에서 수집된 토양수분 정보는 농업기술원 제주디지털영농의 농업기상·가뭄정보 화면에서 확인할 수 있다. 지도에서 관측지점을 선택하면 토양수분 함량과 가뭄도, 토양장력, 기온, 토양온도, 전기전도도 등을 볼 수 있다.
농업기술원은 신규 관측지점 35곳을 대상으로 '토양유효수분' 정보도 산출할 계획이다. 토양유효수분은 토양에 포함된 전체 물 가운데 작물이 생육에 실제로 이용할 수 있는 수분을 뜻한다.
현재 국가 농업가뭄관리시스템의 제주지역 토양유효수분 관측지점은 2곳에 그친다. 농업기술원은 센서에서 수집한 토양용적수분량과 토양장력, 지점별 수분 보유 특성을 결합해 제주 농경지에 맞는 실시간 정보를 생산할 방침이다.
현재 16개 지점의 분석을 마쳤으며 연말까지 35개 지점으로 확대한다. 구축이 완료되면 지역별 토양 가뭄과 수분 변화를 지금보다 촘촘하게 파악할 수 있다.
관측정보는 비가 적게 내리는 시기의 농업 가뭄 판단과 선제 대응에 활용된다. 향후 작물별로 물을 줘야 할 시기를 판단하는 기초자료로 제공해 과잉 관수와 물 부족 피해를 함께 줄이는 데 활용할 계획이다.
김태우 제주도 농업기술원 농업디지털센터장은 "강수량 정보만으로는 농경지의 실제 물 부족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며 "지역별·토양별 특성을 반영한 정보를 생산해 농업인이 합리적인 시기에 물을 줄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정용복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