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리 '여성 출입 금지' 430만원 리조트 논란..."여성 혐오" vs "공간의 자유"
[파이낸셜뉴스] 인도네시아 발리의 한 남성 전용 휴양 시설이 홍보 영상에서 여성을 '남성의 성장을 방해하는 요소'로 묘사해 글로벌 온라인상에서 여성 혐오 논란에 휩싸였다.
2일 뉴욕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발리 북부 산악지대에 위치한 남성 전용 리조트 '발리 타임 챔버'는 최근 틱톡과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여성은 이곳에 들어올 수 없다"는 내용이 담긴 홍보 영상을 공개했다.
해당 시설은 스스로 세운 목표를 달성하고 삶의 수준을 높이고 싶은 남성들을 위한 리트리트(휴식·자기계발 프로그램) 공간을 표방한다. 최고 3000달러(약 430만 원)에 달하는 이용료를 받는 이 리조트는 운동, 사업 네트워킹, 명상 등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며, 참가자들의 성장을 방해하는 요인으로 술·가공식품·약물·오락·SNS 사용 제한과 함께 '여성 출입 금지'를 명시했다.
문제는 홍보 방식이었다. 영상 속에 상의를 벗은 남성들이 숲속을 달리며 사업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모습과 함께 "성장을 방해하는 모든 것을 금지했다"는 문구가 나오자, 여성을 술이나 약물과 같은 '남성의 발전을 저해하는 장애물'로 규정했다는 비판이 터져 나왔다.
미국 최대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을 비롯한 SNS에서는 "여성이 성장을 방해한다는 전제 자체가 여성 혐오적", "땀과 테스토스테론으로 가득 찬 폐쇄적 공간", "남성 우월주의를 부추긴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최근 온라인을 중심으로 확산하는 남성 중심의 '알파 메일(우두머리 남성)' 문화가 여성 배제를 정당화하는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비판도 더해졌다.
반면 리조트 측의 운영 방침을 두둔하는 의견도 팽팽하다. 일부 누리꾼들은 "여성 전용 스파나 힐링 프로그램이 존재하는 것처럼 남성 전용 공간도 충분히 존재할 수 있다", "이성이 없는 환경이 자기 관리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돕는다"며 비판이 오히려 차별적이라고 반박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성별이 분리된 자기계발 프로그램이 참가자들의 심리적 진정성과 자기주장 능력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있는 만큼, 남성 전용 공간 자체를 문제 삼기는 어렵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편, 이번 논란과 관련해 '발리 타임 챔버' 측은 "비슷한 목표를 가진 남성들이 서로의 성장을 돕는 공간일 뿐"이라는 기존 입장 외에 여성 혐오 비판에 대한 별도의 공식 입장은 내놓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email protected] 문영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