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을 아이들이 뛰어노는 ‘역사 놀이터’로" [서울을 움직이는 사람들]
최병구 서울역사박물관장
시간여행 주인공 되어 과거 여행
방학 맞은 초등학생 놀거리 가득
"박물관은 더 이상 유물을 조용히 바라보는 공간이 아닙니다. 어린이들이 마음껏 상상하고 뛰어놀며 역사를 직접 경험하는 가장 큰 놀이터가 돼야 합니다."
지난 3월 문을 연 서울역사박물관 어린이박물관이 개관 100일 만에 누적 관람객 1만8000명을 넘어서며 서울의 새로운 가족 문화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전시장에서는 조선시대 한양으로 '타임슬립'한 어린이들이 탐험가가 되어 도시를 누비고, 미션을 수행하며 역사와 자연스럽게 만난다.
최병구 서울역사박물관장(사진)은 2일 "어린이들이 역사를 어렵게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몸으로 체험하며 스스로 배워가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가장 큰 특징은 국내 어린이박물관 가운데 드물게 초등학교 3~4학년을 핵심 대상으로 삼았다는 점이다. 최 관장은 "역사적 호기심이 가장 크게 자라는 시기인 만큼 전시도 그 눈높이에 맞춰 설계했다"며 "상설전시 '출발! 한양탐험대'에 들어서는 순간 어린이들은 관람객이 아니라 조선시대 한양을 탐험하는 주인공이 된다"고 설명했다.
전시장에서는 어린이들이 개인 미션 단말기 '패롱이'를 들고 직접 이동하며 곳곳의 센서를 태그해 미션을 수행한다. 활동 과정에서 모은 가상화폐 '상평통보'로 운종가에서 물건을 사고, 관람을 마친 뒤에는 자신만의 활동 기록이 담긴 '한양견문록'도 받아볼 수 있다.
최 관장은 "디지털 기술과 역사 체험을 결합해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몰입하도록 구성했다"며 "정답을 외우는 방식이 아니라 직접 탐험하면서 역사를 이해하는 것이 가장 큰 차별점"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변화는 개관 이후 관람객 반응에서도 나타났다. 어린이날 특별행사 '한양에서 놀자!'에는 하루 동안 1600여명이 찾았고, 부채 만들기와 한양 네컷 사진, 갓과 키링 제작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큰 호응을 얻었다. 지난 달 4일 열린 개관 100일 기념행사 역시 어린이들의 축하 메시지를 남기는 '백일 나무'와 캐릭터 스티커 사진 이벤트 등이 마련돼 가족 단위 관람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여름방학을 맞아 운영 방식에도 변화를 준다. 서울역사박물관은 8월 한 달 동안 단체 예약을 제한하고 개인 예약만 받는다. 학기 중 단체 관람 위주 운영으로 방문이 어려웠던 가족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방학 특별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할 예정이다.
최 관장은 어린이박물관의 목표를 '생활 속 문화공간'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도서관이나 공원처럼 언제든 자연스럽게 찾는 공간이 어린이박물관이 됐으면 한다"며 "이곳에서 어린이들이 과거를 경험하고 현재를 이해하며 미래를 상상하는 힘을 키워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100일 동안 보내주신 시민들의 관심과 성원에 감사드린다"며 "앞으로도 초등학교 3~4학년 눈높이에 맞는 몰입형 역사 체험을 더욱 발전시켜 역사와 가장 재미있게 만날 수 있는 박물관을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이설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