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KTX·SRT 통합, 재정 안정과 서비스질로 답해야
코레일·SR 기업결합으로 9월 출범
비효율 방만운영 견제장치 강화를
공정거래위원회가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에스알(SR)의 기업결합을 최종 승인했다. 이로써 9월부터 국내 고속철도는 KTX라는 단일 브랜드로 새출발한다. 통합 효과는 서비스 질로 나타난다. 우선, 요금은 상대적으로 저렴했던 SRT 수준으로 3년간 10% 내리고, 좌석과 운행 횟수도 늘릴 방침이다.
그러나 이번 통합 KTX를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SRT는 코레일 독점체제의 폐해를 완화한다는 목적으로 2016년 도입된 경쟁체제였다. 코레일 단일 운영이 서비스 정체와 방만경영을 낳는다는 점을 지적하며 견제 차원에서 경쟁체제를 도입한 것이다. 이런 취지를 감안하면 이번 결합은 사실상 그 경쟁구도를 원점으로 되돌린 것과 같다. 따라서 통합 고속철도 체제가 낳을 부작용을 염려하지 않을 수 없다. 경쟁 압력이 사라지면 아무래도 혁신 유인이 줄어들 것이다. 그리고 서비스 품질이 하향 평준화할 수 있다. 이런 관성적 경영관행이 결과적으로 통합 KTX 조직의 재무구조를 악화시킬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그래서 정부의 사업계획보다 앞으로 실행 과정을 현미경으로 들여다봐야 한다.
우선, 요금 인하와 증편 약속이 선언에 그치지 않고 실제로 지켜지는지 봐야 한다. 정부는 앞으로 3년이라는 기간 동안 요금 인하와 증편 계획을 밝혔다. 그러나 그다음이 문제다. 해당 기간이 끝난 뒤 경쟁자 없는 시장에서 코레일이 운임을 올리거나 좌석 공급을 축소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아무리 정부가 효율경영을 강조해도 공공조직의 느슨한 혁신 문화는 풀리지 않는 숙제다. 일부러 경쟁체제를 도입하는 것도 이런 독점 체제의 폐해를 깨기 위한 것이다.
아울러 조직 통합 이후 서비스 품질이 일관성 있게 유지되는지도 두고볼 대목이다. 이번 통합 결정으로 양대 조직으로 분리됐던 예매 시스템과 마일리지 제도가 일원화되는 등 두 회사 간 인력·조직 통합작업이 시작된다. 이 과정에 승객 불편이나 안전관리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통합시스템을 구축하는 과정에 혼란이 벌어질 수 있는 만큼 당분간 안정적 운영이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통합 고속철도 경영을 견제하는 장치가 가동되어야 한다. 경쟁자가 사라진 시장에서는 소비자와 정부의 감시가 유일한 견제장치다. 운임·서비스 관련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 국민이 직접 점검할 수 있어야 한다. 또 코레일의 재무건전성이 악화할 경우 그 부담이 운임 인상이나 국민 세금으로 돌아오지 않도록 재정 관리에 신경써야 한다.
고속철도 통합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 새로 출범하는 통합 KTX의 목표는 자체 경쟁력 강화와 국민 편익 증진이다. 과거 부실과 방만경영의 병폐가 재연되지 않도록 고속철도 사업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내부 혁신이 단행되길 바란다. 궁극적으로 공공재인 고속철도의 서비스 품질 개선으로 국민의 만족도가 높아지는 전기를 마련하길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