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기업, 각종 악재에도 불구하고 역대급 실적…5년 만에 최대
[파이낸셜뉴스] 올해 2·4분기 미국 대기업들의 실적이 에너지 가격 상승과 고금리, 소비 둔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5년 만에 가장 강한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와 에너지 업황 호조에 힘입어 기술주를 넘어 금융·방산 등으로 실적 개선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2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시장조사업체 팩트셋을 인용하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기업들의 올해 2·4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7.4%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고 보도했다. 이는 이미 실적을 발표한 300여개 기업과 아직 발표하지 않은 기업들에 대한 시장 전망치를 종합한 결과로, 최근 5년간 가장 높은 분기 실적 증가율이다.
팩트셋에 따르면, 현재까지 실적을 발표한 기업 가운데 약 90%가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성적을 냈으며, 11개 업종 가운데 8개 업종이 두 자릿수 이익 증가율을 기록했다.
휴 김버 JP모건 글로벌 시장전략가는 "최근 발표된 기업 실적은 매우 긍정적이었다"며 "기술업종이 여전히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이전 실적 시즌과 달리 훨씬 더 다양한 산업에서 건강한 실적이 나오고 있다"고 평가했다.
대니얼 모리스 BNP파리바자산운용 수석 시장전략가도 "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른 경제 전반의 효과가 기술업종을 넘어 기업 이익을 끌어올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업종별로는 국제유가 상승의 수혜를 입은 에너지 기업들의 실적이 두드러졌다. 엑슨모빌과 셰브런은 이날 합산 265억달러(약 38조원)의 2·4분기 순이익을 발표했다.
방산업체인 록히드마틴과 제너럴다이내믹스, L3해리스, RTX도 미국의 군수품 재비축과 국방 지출 확대에 힘입어 지난해보다 높은 순이익을 기록했다.
빅테크는 AI 투자 열풍을 등에 업고 호실적을 이어갔다. 구글은 스페이스X 지분 투자 수익 등에 힘입어 순이익이 4배 증가한 1120억달러(약 160조원)를 기록했고, 아마존도 클라우드 사업 성장에 힘입어 순이익이 3배 이상 늘었다.
금융권 역시 AI 투자 확대에 따른 거래 증가의 수혜를 입었다. JP모건, 골드만삭스, 씨티그룹,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등 주요 은행들은 AI 관련 주식 거래 증가로 거래 수익이 크게 늘었다.
기업들의 호실적은 미국 증시를 떠받치는 버팀목이 되고 있다. 최근 AI 투자 열풍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로 기술주 변동성이 확대됐지만 올해 들어 S&P500지수는 9.4% 상승했다. 아비바 인베스터스의 리처드 살다냐 주식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기술과 에너지가 여전히 핵심 동력이지만 다른 업종으로도 상승세가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다만 기업들의 이 같은 실적이 미국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경기와는 거리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 실적이 집계된 4~6월에는 휘발유 가격이 평균 갤런당 4달러를 웃돌았고, 소비심리는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회계·컨설팅업체 RSM의 조 브루수엘라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경제에서 자산을 가진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 사이의 격차가 커지면서 자산 효과가 더욱 강해졌다"고 말했다.
P&G도 저소득층 가계의 예산 압박이 심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안드레 슐텐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저소득 소비자들은 사실상 월급을 받아 월급으로 살아가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홍채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