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고발인도 피고발인도 "빨리 끝내라"…김병기 수사, 심의위 가나

최승한 기자
파이낸셜뉴스

서민위 "수사 능력보다 다른 사정 지연 의심"
지난 4월 마지막 소환 뒤 보강수사 계속
고발인·피고발인·의혹 제기자 모두 결론 요구
수사권 확대 속 경찰 역량 시험대 지적

지난 4월 경찰 조사에 출석하는 김병기 무소속 의원. 연합뉴스
지난 4월 경찰 조사에 출석하는 김병기 무소속 의원.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김병기 무소속 의원을 둘러싼 각종 의혹 수사가 1년 가까이 이어지자 고발인이 경찰에 수사심의위원회 소집을 요청했다. 주요 관계자 조사가 이뤄졌는데도 경찰이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3일 경찰 등에 따르면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지난달 31일 서울경찰청에 김 의원 사건과 관련한 수사심의 신청서를 제출했다. 서민위는 신청서에서 "2025년 9월 11일 김 의원에 관한 직권남용, 협박, 업무방해, 청탁금지법 위반 등 혐의로 고발한 뒤 같은 해 12월 26일 추가 고발했고, 사건이 공공범죄수사대로 이첩됐다"고 밝혔다.

이어 "고발인·피고발인 조사가 끝났음에도 11개월이 넘도록 결론을 내지 못한 원인이 수사 능력 부족보다 다른 사정으로 지연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합리적 의심을 낳고 있다"며 "문제를 신속히 해결하고자 수사심의 신청을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수사심의는 고소인·고발인 등 사건 관계인이 수사 절차나 결과에 불공정·부적법 등이 있다고 판단할 경우 신청할 수 있는 절차다. 신청이 받아들여지면 변호사와 법학자 등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수사심의위가 열릴 수 있고 보완·재수사, 신속처리, 부서 이송 등을 권고할 수 있다.

서민위는 지난해 9월부터 김 의원 차남의 숭실대 특혜 편입 의혹, 대한항공 숙박권 수수 의혹, 보라매병원 진료 특혜 의혹 등에 대해 고발장을 제출했다. 이후 김 의원 관련 수사는 차남 취업 청탁, 공천헌금 수수, 전직 보좌진 인사 불이익 청탁 등 13개 의혹으로 확대됐다. 경찰은 김 의원을 7차례 불러 조사했지만 현재까지 송치 여부를 결정하지 못했다.

김 의원의 마지막 소환은 지난 4월이었다. 이후 경찰은 법리 검토와 보강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수사가 길어지면서 김 의원 측도 지난달 "장기간 수사와 억측성 보도로 명예가 실추되고 있다"는 취지의 의견서를 내고 신속한 결론을 요구했다. 앞서 의혹을 제기한 전직 보좌관 A씨도 지난 5월 경찰과 국민권익위원회에 신속 수사를 촉구하는 의견서와 민원을 낸 바 있다.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마포청사. 연합뉴스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마포청사. 연합뉴스

경찰은 이날 수사가 막바지에 접어들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홍석기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은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큰 틀에서는 대부분 정리가 다 됐다"며 "13건을 전체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서민위의 수사심의 신청에 대해서는 "서울청에서 관련 절차에 따라 조치할 것"이라고 했다.

고발인과 피고발인, 의혹 제기자까지 모두 신속한 결론을 요구하는 상황은 경찰로서도 부담이다. 경찰은 그간 수사 마무리 가능성을 여러 차례 시사했지만 실제 처분은 미뤄졌고, 김 의원에 대한 마지막 소환 이후에도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또 수사심의위가 열릴 경우 13개 의혹에 대해 장기간 처분을 내리지 않은 경찰의 판단과 수사 지연 사유가 심의 대상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

법조계에서도 장기 미결 상태가 경찰 수사 신뢰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곽준호 법무법인 청 변호사는 "사건이 커도 사실관계는 정리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며 "결국 처분 방향에 대한 부담 때문에 수사가 늦어지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고 전했다.

[email protected] 최승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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