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크 터져도 경상인가" 車보험 '8주 치료 제한' 반발 확산
자보연, 청와대 앞서 이틀간 규탄 집회
[파이낸셜뉴스] 자동차보험 경상환자의 치료 기간을 사고 후 8주로 제한하는 정부의 제도 개편안을 두고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자동차보험환자치료권익연대(자보연)는 2일과 3일 청와대 앞에서 집회를 열고 "상해의 정도와 관계없이 일률적으로 치료 기간을 제한해서는 안 된다"며 개정안의 국무회의 상정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자보연은 2일 오후와 3일 오전 서울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한의사와 교통사고 피해자 등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규탄 집회를 개최했다.
3일 바보연은 정부가 오는 4일 국무회의에 상정할 예정인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시행령·시행규칙 개정안이 교통사고 환자의 치료권을 과도하게 제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논란이 된 이른바 '8주 룰'은 상해등급 12~14급에 해당하는 경상환자가 사고 후 8주를 초과해 치료를 받으려면 진료기록 등 자료를 제출하고 별도 심사를 받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금융당국은 경상환자에 대한 향후치료비 지급을 제한하는 보험업감독업무시행세칙 개정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자보연은 특히 '경상환자'라는 분류가 실제 부상 정도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정희원 자보연 대표는 "추간판 탈출증이나 무릎 연골 파열, 힘줄 완전 파열도 수술을 받지 않으면 대부분 12~14급으로 분류된다"며 "등급표에 적힌 이름이 경상일 뿐 가벼운 상해라는 의미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자보연에 따르면 전체 교통사고 피해자의 94.4%가 상해등급 12~14급으로 분류되고 있다. 특히 해당 등급을 사실상 보험금을 지급하는 보험사가 결정하는 구조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상해등급표가 2014년 이후 개정되지 않았다는 점도 문제로 제기됐다. 자보연은 현행 등급표의 상해 항목이 248개인 반면 의료 현장에서 활용되는 상해진단 항목은 370여개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국토교통부 산하 자동차손해배상진흥원이 현재 상해등급 체계 개선 연구를 진행 중인 만큼, 연구 결과가 나오기 전에 치료 기간부터 제한하는 것은 순서가 뒤바뀌었다는 것이다.
보험 손해율 악화의 원인을 교통사고 환자의 치료비에서 찾는 것에도 반대했다. 자보연은 최근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이 대물배상과 렌터카 등 물적담보 비용 증가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자보연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2024년 자동차보험 범퍼 교환·수리 비용은 1조3578억원으로 전체 자동차보험 수리비 7조8423억원의 약 17%를 차지했다. 외제차와 고가 차량에서 경미한 손상에도 부품 교환을 선호하는 경향이 수리비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반면 자보연은 담보별 보험금 추이를 근거로 인적담보와 물적담보의 차이를 강조했다. 2021년 대비 2025년 제시 수치를 기준으로 사고당 인적담보 보험금은 약 3.8% 감소한 반면 물적담보 보험금 지표는 약 13.1% 증가했다는 주장이다.
자보연은 '8주'라는 치료 제한 기간에도 의학적 근거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교통사고 후유증이 수개월 이상 지속되는 사례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일률적으로 8주를 기준으로 치료를 제한하는 것은 환자의 상태를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향후치료비 폐지에 대해서도 반발했다. 자보연은 8주 이내 치료가 종결되는 비율이 높더라도 이것이 반드시 완치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향후치료비를 포함한 합의 과정에서 치료가 조기에 종료된 결과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치료 기간 제한이 오히려 건강보험 재정과 환자에게 비용을 떠넘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자동차보험에서 치료받을 수 있었던 환자가 8주 이후 치료를 이어가기 위해 건강보험이나 본인 부담으로 전환할 경우 민간보험의 비용 절감이 공보험과 환자에게 전가될 수 있다는 논리다.
자보연은 정부가 제시하는 보험료 인하 효과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당국이 향후치료비와 8주 초과 치료비 절감 규모를 제시하고 있지만 이 가운데 실제 보험료 인하에 활용될 것으로 예상되는 금액은 일부에 그친다는 주장이다.
또 심사를 통과하더라도 실제 치료 연장 기간이 제한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문제로 들었다. 진단서에 기재된 치료 기간을 기준으로 연장 여부가 결정될 경우 중증 환자라도 충분한 치료 기간을 확보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자보연은 정부가 앞서 개정안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고 밝힌 점과 현재 상해등급 체계 개선 연구가 진행 중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정부가 상해등급 체계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면서 그 결과가 나오기 전에 현행 등급 체계를 전제로 치료 제한을 도입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email protected] 강중모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