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부동산 세제 거주 중심으로, 거래 활성화가 관건
시가 40억 이상 종부세 크게 늘 듯
집값안정 효과 살펴 보완 검토해야
정부가 2028년부터 부동산 과세 체계를 보유 중심에서 거주 중심으로 전환한다.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의 보유공제, 장기보유특별공제특례도 단계적으로 폐지하기로 했다. 시장에서는 '똘똘한 한 채' 쏠림을 완화하고 실거주를 유도하겠다는 정책 의도로 해석한다.
비거주 고가주택의 세제 혜택을 줄이겠다는 메시지도 분명하다. 집을 몇 채 보유했느냐보다 실제 거주 여부를 과세 기준으로 삼겠다는 점에서 세제의 큰 방향이 바뀐 셈이다. 다만 이번 개편이 시장 안정과 거래 활성화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는 평가가 적지 않다.
정부가 3일 발표한 세제 개편안에 따르면 거주 1주택자의 종부세 기본공제를 공시가격 12억원에서 14억원으로 높이는 대신 비거주 1주택은 9억원으로 낮추기로 했다.
특히 시가 40억원 이상 초고가 주택의 종부세 부담을 대폭 높인다. 시가 20억~40억원 구간은 세 부담 변화가 크지 않지만 40억원을 넘어서면 세율이 최대 두 배 가까이 높아질 전망이다. 2028년 보유공제까지 폐지되면 비거주 초고가 주택의 종부세는 최대 10배 이상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또 주택 수 대신 주택 가액을 기준으로 과세 체계를 단순화해 '똘똘한 한 채' 쏠림을 완화하겠다는 취지도 담았다.
반면 다주택자의 '퇴로'도 일부 열어뒀다. 조정대상지역 다주택자의 양도세 중과를 한시 완화하고, 고령자의 지방 이전에는 양도세를 감면하기로 했다. 인구감소 지역에 '세컨드 홈'을 마련하면 1주택자로 보는 특례도 광역시를 제외한 지방 전역으로 확대한다. 거래세 부담을 일부 덜어 매물을 유도하겠다는 취지다.
문제는 거래 활성화 효과다. 양도세 보유공제 폐지와 장기보유특별공제 축소 등으로 오히려 매물 잠김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가 보유세를 손질했다면 취득세와 양도세 등 거래세도 함께 낮춰 주거 이동성을 높였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번 개편안에는 이런 내용이 포함되지 않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지난달 거래세 비중은 낮추고 보유세 비중은 높여 주거 이동성을 키우라고 권고했다. 세제 개편의 방향과 정책 수단이 완전히 맞물리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고가주택 보유자와 비거주자의 세 부담이 크게 늘면서 조세 저항도 예상된다. 시가 40억원 이상 주택 보유자는 약 4만6000가구로 추산된다. 시가 40억원을 기준으로 세 부담이 급격히 달라지는 '문턱 효과'도 우려된다. 비거주 기준 역시 논란거리다. 직장과 교육, 돌봄 등 불가피하게 실거주하지 못하는 사례가 다양한 만큼 일률적으로 가르기가 쉽지 않다. 제도 취지가 아무리 좋아도 기준이 모호하면 또 다른 형평성 논란을 낳을 수 있다.
이번 개편은 부동산 세제의 큰 틀을 바꾸는 작업이다. 그만큼 시장 충격과 부작용을 최소화할 촘촘한 보완책이 뒤따라야 한다. 시행까지 유예기간이 있는 만큼 단계적으로 시장 반응을 점검하고, 시장 거래 활성화를 위한 거래세 보완 방안도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다.
실거주 중심이라는 정책 목표의 당위성은 충분하다. 그러나 시장은 세금만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이번 정책의 성패는 세금을 더 걷는 데 있는 것이 아니다. 시장을 안정시키고 실수요자를 보호하며 억울한 피해자를 만들지 않는 데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