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세력화 하자" 반도체 성과급 여진 지속…삼성전자 DX노조 3만명 돌파
석달 만에 조합원 13배 급증…DX 과반 동행노조 가입
"같은 회사, 다른 보상" 반발 확산…서초사옥 집회 예고
|
[파이낸셜뉴스]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 부문 직원들이 주축인 노동조합 '동행'의 조합원 수가 출범 이후 처음으로 3만명을 돌파했다. 임금협상 잠정합의 전과 비교하면 석 달만에 10배 넘게 몸집을 키운 것이다. 인공지능(AI) 반도체 호황으로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과 디바이스경험(DX)부문 간 성과급이 이른바 '6억원 대 600만원'으로 큰 격차를 내면서, 상대적 박탈감이 DX의 노조 세력화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도체 성과급을 둘러싼 여진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2천여명→3만명…DX 과반 가입
4일 업계에 따르면 동행노조의 조합원 수는 이날 오전 9시 기준 조합원은 3만63명으로 집계돼 처음으로 3만명 선을 넘어섰다. 동행노조는 불과 석 달 전만 해도 지금과는 전혀 다른 규모였다. 지난 5월 초 삼성전자 노사가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을 마련하기 전 동행노조 조합원 수는 2300여명에 그쳤다.
그러나 노사 합의안을 둘러싸고 DX 부문 보상 문제가 불거지면서 가입자가 빠르게 늘었고, 석 달 만에 조합원 수는 13배 가까이 불어났다. 최근에도 하루 수십명 이상의 신규 조합원이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기준 동행노조 가입자 수는 DX 전체 인력 5만1717명의 58.1%에 해당한다. DX 부문 직원 10명 중 6명가량이 동행노조에 가입한 셈이다.
반면 올해 임금협상을 주도한 초기업노조는 지난 4월 중순 고용노동부로부터 과반 노조 및 법적 근로자대표 지위를 인정받았지만, 잠정합의안 도출 이후 DX 조합원들의 이탈이 이어지면서 과반 노조 지위를 잃었다.
DX 직원들이 중심이 된 노조 규모가 급팽창한 배경에는 삼성전자 내부의 보상 격차가 자리하고 있다. 특히 노사가 올해 임금협상에서 DS 부문에 한해 특별경영성과급 제도를 신설한 점이 불을 지폈다. 당시 600만원의 자사주 지급에 그쳤던 DX와 달리 DS부문 직원은 올해 1인당 최대 6억원 가량의 성과급을 받을 수 있다는 추산이 나오면서다.
■역대급 실적에 보상격차도 최대
최근 삼성전자 실적에 대한 시장의 눈높이가 더욱 높아지면서 양 부문 간 보상 격차가 한층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올해 1·2분기 연속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상반기 영업이익만 146조7000억원에 육박한다.
실적을 들여다보면 DS 부문이 상반기 약 143조원을 벌어들이면서 전사 영업이익의 97.4%를 차지했다. 반면 DX 부문은 메모리 가격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과 수익성 악화로 2·4분기 출범 이후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같은 삼성전자 안에서도 사업부별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린 셈이다.
여기에 하반기에는 삼성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이 100조원을 웃돌 것이라는 전망도 잇따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올해 연간 영업이익이 400조원을 넘어설 수 있다는 관측과 함께, DS부문 직원의 성과급이 당초 1인당 7억원을 웃돌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반면, DX부문 내부에서는 부문간 보상 격차는 단순히 실적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올해 임금협상에서 DS에만 별도의 특별경영성과급을 도입하면서 보상 체계가 제도적으로 굳어진 점을 문제삼고 있다.
동행노조는 이 같은 체계 개선을 요구하며 오는 21일 서울 서초사옥 앞에서 집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현재 약 1500명의 조합원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노조는 '같은 회사, 같은 권리'와 '동행이 앞장서겠다'는 구호를 내걸고 보상체계 개선을 촉구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불과 몇 달 만에 조합원 수가 2300여명에서 3만명까지 늘어난 것은 DX 직원들의 보상 불만이 일부의 문제를 넘어 조직 전반으로 확산됐다는 의미"라며 "하반기 DS의 특별경영성과급 지급 가능성이 현실화할수록 사업부 간 박탈감과 보상 형평성 논란도 더욱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정원일 기자




